석유와 곡물 등 원자재값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물가연동 채권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물가연동 채권이란 물가가 오를 경우 이자율도 함께 상승하는 채권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이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물가연동 국채 시장은 지난 2년간 50%가량 증가해 총 1조50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됐다.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은 미국으로 현재 잔액 기준으로 500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한국의 경우엔 작년 3월부터 정부가 물가연동 국채를 발행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총 2조1590억원(약 23억달러)어치가 발행됐다.

미국은 예산 적자 확대로 인해 향후 몇 년간 650억~800억달러의 물가연동 국채를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바클레이즈 캐피털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물가가 더 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플레 연동 채권을 더 많이 매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이 회사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개최된 정례 물가연동 채권 세미나에 참석한 200명가량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팁스(TIPS·미국 물가연동 국채)'를 포함한 물가연동 채권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20%까지 높이겠다는 응답이 3분의 2에 달했다.현재의 보유 비중은 10% 이하다.메릴린치 조사 결과 물가연동 채권의 투자수익률은 올 들어 평균 2.79%를 기록해 일반 국채(1.91%)를 앞섰다.

이 보고서는 원유와 곡물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 상승에 대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물가연동 채권 투자가 올해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블룸버그가 앞서 유럽의 10대 채권거래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올해 유럽에서 물가연동 채권 판매가 540억유로(815억달러) 수준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4.1%(전년 대비) 상승해 17년 새 가장 큰폭으로 뛰었다.유럽도 지난달 물가가 14년 만에 가장 큰 폭인 3.2%(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바클레이즈에 따르면 미국 물가는 올해 3.5~4.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바클레이즈 물가연동 채권 리서치 책임자인 앨런 제임스는 "물가와 연계된 자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헤징)하는 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