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통과 가능성 높아

국회가 29일 본회의를 열어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하기로 함에 따라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표결 직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정하기로 했다.민주당이 그동안 총리 인준 표결을 26일에서 29일로 연기하면서 총리 인준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던 장관 후보자 사퇴가 일정부분 충족된 터라 통과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인준안 통과 가능성 커

민주당은 28일에도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추가 사퇴 공세를 이어갔지만 당내에서는 15명의 장관 후보자 중 3명이 낙마한 만큼 총리 인준은 일단 용인해 주자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청와대가 비록 여론에 떠밀려 내린 결정이지만 일부 장관 교체 요구를 사실상 수용했다는 점에서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가로막을 명분이 약해졌다는 판단에서다.또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와의 정국 주도권 다툼에서 초반 '승기'를 잡은 만큼 더 이상의 강공 드라이브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면서도 총리 인준안 처리는 자유투표나 권고적 당론으로 채택할 공산이 높다.여론의 반발을 최대한 줄이면서 명분도 살릴 수 있는 해법이란 시각에서다.민주당 관계자는 "의원들 사이에서 끝내 총리 인준을 거부할 경우 '총선용' 정치공세란 한나라당의 주장이 명분을 얻으면서 여론이 돌아설 우려가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는 남아 있지만 내부적으로 인준안을 가결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처음 장관 꿔오기

변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이 김성이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한 총리 후보자 인준과 연계할 경우 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이날 "김 후보자는 기존에 사퇴한 후보자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흠결을 갖고 있어 명백한 부적격"이라며 교체를 강하게 요구했다.자유선진당도 이에 가세했다.한나라당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나경원 대변인은 "밀어붙이기를 그만두고 새 정부 구성에 협조 모드로 돌아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대선 기간 'BBK 주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제기한 민주당 인사에 대한 고소.고발 조치를 취하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여권이 잘못된 장관 인사로 휘청거리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국면 전환용 정치공세이자 치졸한 보복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고소.고발을 일괄 취하하는 것과 총리 인준을 맞바꾸는 식으로 '딜'이 성사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지만 한나라당 측은 강력 부인했다.

한편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 주재의 첫 국무회의에는 인준안 통과와 무관하게 참여정부 국무위원인 박명재 행정자치부,변재진 보건복지부,이규용 환경부 장관이 참석키로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강동균/노경목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