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세기께 그리스의 시인 사포는 제자였던 한 소녀와 동성애 끝에 바다에 뛰어들었다.당시 사포가 살던 섬은 레스보스 섬(Lesbos Island). 이때부터 여성 동성 연애자를 레스보스 섬의 사람들이란 뜻으로 레즈비언(Lesbian)이라 부르게 되었다.역사 속의 동성애자들을 보면 나이팅게일,미셸 푸코,마르셀 프루스트,버지니아 울프,테네시 윌리엄스,앙드레 지드,오스카 와일드,차이코프스키,알렉산더 대왕,바이런,성 아우구스티누스,레오나르도 다 빈치,미켈란젤로,소크라테스 등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몇 해 전 유명 연예인이 최초로 커밍아웃(coming out)을 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동성애자들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변태나 에이즈 환자로 매도되는 것이다.이러한 편견으로 직장에서 해고되는 등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때문에 동성애자들은 아우팅당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아우팅(outing)이란 자신의 동성애 사실을 자의가 아닌 타인의 고의에 의하여 밝히게 되는 것을 말한다.매일신문 조사 결과 11.5%가 동성애 경험이 있고,남자(7.2%)보다 여자(17.2%)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다른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약 5%에 달하는 사람들이 동성애자라고 한다.

'세자빈 봉씨가 그녀의 몸종이었던 소쌍이와 석가이를 맷돌 남편으로 두어 음행을 일삼았으니 폐서인했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에 있다.심약하고 학문에만 열중한 세자가 두 번째 부인이자 세종 대왕의 며느리인 봉(奉)씨 처소를 찾지 않아 봉씨는 허벅지를 바늘로 쑤시는 대신 궁궐의 여종 소쌍(召雙)과 동성애를 탐하다 폐서인이 된 후 목을 매었다.

어느 날 남편이 아내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한다면 어떨까? 신혼 초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남편이 별다른 이유 없이 잠자리를 거부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아내는 치사한 생각이 들고,마치 자기가 '창녀 기질이 있어 너무 밝히나 보다'며 스스로 자책도 해 보지만 여기저기서 듣는 얘기는 자기와 영판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남편이 아내를 멀리할 수밖에 없는 말 못할 이유가 뭘까? 발기가 안 되나? 피곤해서 그런 건가? 아내가 섹시하지 않아서인지,이쁜 여자가 생겨서 그런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의심은 의심을 낳아 아내가 드디어 뒤를 밟아 보니 기가 차게도 남편의 불륜 상대는 남자였던 것.이때 아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남편의 딱한 사정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는 잘 모르겠는 절반의 이해(?),부부이기를 포기하거나 의도적 무관심은 될지언정 진정한 이해는 아마 못할 것이다.

"미치고 환장할 일 아닙니까? 누가 이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었겠어요? 이건 사기입니다,사기요."

"저는 솔직히 총각 때도 여자보다는 남자에게 더 호감이 갔어요.그런데 부모님 무서워 그냥 결혼했지만 당연히 아내한테는 만족을 못 느꼈죠.그렇게 살다 보니 요즘 사회 분위기도 좋아지고 자기 욕망대로 사는 젊은이들이 부러워서 저도 용기를 한번 내 본 건데 사실 아내한테는 많이 미안하죠.그러나 별 느낌이 없는데 어떻게 해요."

지금의 중년들은 동성애가 뭔지 잘 모르면서 자신의 욕망을 감춘 채 그저 관습대로 남자는 장가를 들고 여자는 시집을 갔다.그런데 살다 보니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과 함께 아내보다는 외간 남자에게,남편보다는 외간 여자에게 더 성적 관심이나 흥분을 느끼며 자기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 시작한다.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을까?… 혼자서 고민하고 많은 시간을 방황하며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면서 자신을 속이며 사느니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해지고 싶어 선택한 길이지만 그때부터 배우자에게 못할 짓하며 죄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두컴컴한 극장 안이나 공중 화장실에서 서로 서로 짝을 맞추기도 했지만 요즘은 동성애자들만의 카페나 바가 생겨 그들만의 공간에서 떳떳한 언더그라운드 사랑들을 하고 있다.오늘이 지나면 다 죽어 버릴 것 같은 사람들처럼 허물 없이 서로를 보듬으며 맘대로 마시고 흐느적거리고 얼싸안은 표정이 행복한 광채를 띤다.지금도 음습한 어느 지하실 귀퉁이에서 사랑하고 있을 동성애자들의 미래는 어떨까?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www.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