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였던 40세의 김철수씨.

집 한 칸만 장만하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저축하고 투자해 마침내 79.2㎡(24평) 아파트를 마련했다.

새 집에 이사한 첫 날 집 없이 지냈던 그간의 서러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아내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설계했다. 그런데 새 집에서 살면서 느끼는 행복도 잠깐뿐이었다. 105.6㎡(32평) 아파트를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처음에 넓어 보이던 내 집이 좁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또 몇 년 열심히 저축해 105.6㎡(32평)를 마련했다. 몇 달이 지나자 지금의 집도 좁아 보이기 시작했고 148.5㎡(45평)를 마련해야 하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그래서 지금 그 목적을 향해 안 쓰고 안 먹으면서 열심히 절약하고 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돈을 모으려고 열심히 노력해 일정 수준이 되면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큰 재산을 모으려는 욕심 때문에 계속 불만족스러운 상태가 된다. 이러한 탐욕 때문에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단지 돈의 크기가 다를 뿐이다.

끝없는 탐욕 때문에 돈이 많은 사람도 돈 걱정을 하는 것을 보면 결코 돈이 인간을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인간이 돈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없을까?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돈을 준비하는 과정이 재무설계이며,돈이란 꿈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런 재무설계의 본뜻을 깨닫고 자신의 꿈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돈에 만족하는 안분자족(安分自足)을 인생관으로 가진다면 끝없는 탐욕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면서 만족할 수 있다면 탐욕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분자족을 위한 분(分),즉 자신의 분수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하고 싶은 꿈을 구체화된 이미지로 가지고 있지 않거나 꿈이 없는 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꿈이 없는 경우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를 정확하게 계산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분수는 자신의 꿈 또는 목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꿈이 크면 클수록 많은 돈을 필요로 할 것이고,꿈이 작으면 작은 돈에도 만족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돈의 크기를 알려면 먼저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정해야 한다.

세끼 밥을 먹을 수 있는데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느냐는 사람은 꿈 없이 현실에 안주하거나 현재 이룬 꿈에 만족해 더 이상 새로운 꿈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다. 이 경우에도 최소한 노후에 필요한 돈의 크기 정도는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현재 105.6㎡(32평) 아파트를 가진 김철수씨는 노후 생활에 대해 아내와 함께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 다음 필요한 돈을 계산했더니 60세까지 1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의 재산에서 자식 교육과 결혼에 필요한 돈을 공제하고 남은 돈을 감안해 계산했더니 60세까지 3억원을 모아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안분자족을 인생관으로 정했다면 김철수씨의 분수는 10억원이다. 앞으로 3억원 정도의 돈 욕심을 내면 된다. 그러면 훗날 모은 총재산이 10억원이 되었을 때 돈 욕심에서 벗어나 안분자족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분수를 알아도 안분자족을 인생관으로 삼지 않으면 탐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돈 때문에 다른 소중한 가치가 망가져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 인생이란 주인의 자리에 하인인 돈이 차지하여 주인 행세를 하지 않도록 돈과 삶의 관계를 분명히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 이근혁 CFP 인증자ㆍ부자마인드연구소 소장 love196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