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제2의 청계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다시 열심히 뛰도록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5년 뒤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길 바랄 뿐입니다."

지난달 25일 취임식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허철 현대택배 경영지원본부장(전무.55)의 감회는 남다르다.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회장을 맡고 있었던 1984년 8월부터 1988년 8월까지 비서로 근무한 4년 동안 이라크 쿠웨이트 등 해외를 수십 차례 오가며 동고동락했기 때문이다.

30년 현대 맨인 허 본부장은 "당시 이 대통령은 업무에 냉철하고 조직 관리에 철저했다"며 "출근 시간(오전 6시50분)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에서 행정학 석사를,조지워싱턴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는 데도 이 대통령의 배려가 컸다고 소개했다.

순탄했던 그의 삶에 병마가 찾아온 건 2005년 초.편도암 말기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그러나 수술 대신 방사선과 약물 치료를 통해 8개월 만에 완치됐다.회사에서는 치료에 전념하라며 휴직을 권했으나 그는 회사와 병원을 오가는 생활을 지속했다."오전에 출근한 뒤 오후에 여섯 시간 걸리는 주사를 맞고 방사선 치료는 저녁 시간에 받았습니다.집이나 시골에 머물며 치료받을 경우 세상에서 소외될 것 같아 회사 출근을 강행했습니다.그 덕에 이렇게 빨리 완쾌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허 본부장은 현대건설 시절 당시 이 회장을 곁에서 지켜본 일,병마와 싸운 일 등을 기록한 '네 인생의 라스트 피치를 올려라'(두란노)를 지난 연말 펴내 최근 3쇄까지 발행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