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계 '만년 3위'인 STX팬오션이 지난해 벌크선 호황에 힘입어 '쌍두마차'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매출 4조8734억원에 45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06년에 비해 각각 175%와 276% 늘어난 수치다.매출 규모는 한진해운의 6조9360억원과 현대상선의 5조919억원을 밑돌지만,영업이익은 현대상선의 3142억원과 한진해운의 2359억원을 큰 폭으로 뛰어 넘었다.

STX팬오션의 실적이 대폭 호전된 요인은 벌크선 운임이 급등한 때문이다.지난해 중국이 전 세계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석탄 철광석 등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선 운임이 크게 올랐다.작년 초 4000포인트대에서 출발한 BDI지수(건화물종합운임지수.벌크선 운임을 지수화한 것)는 연말에 1만포인트까지 뛰었다.STX팬오션은 벌크선 부문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반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벌크선 비중이 각각 20%와 40%에 불과하고,주력인 컨테이너선 부문도 큰 수익을 못내 오랜 기간 지켜온 업계 수익력 1,2위를 내주게 됐다.이들은 '벌크 전문선사'이자 4위 업체인 대한해운(매출 1조9712억원.영업이익 3309억원)에도 영업이익에서 밀렸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