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마켓처럼 여겨져 왔던 P2P 시장이 합법 시장으로 편입돼,유료 디지털 음악 시장이 커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저작권보호장치(DRM)도 없이 무제한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방식이 허용됨에 따라 제한된 다운로드 서비스를 해 온 음악 사이트들의 반발이 거세다.'잣대'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P2P로 무제한 다운로드(정액제)할 수 있도록 승인한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으로 이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것.사용자들이 소리바다에 가입해 월 40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반면 징수 규정이 없어 음악 권리자들이 소리바다로부터 음원 사용에 따른 요금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덕요 음원제작자협회 회장은 "우리의 요구 사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P2P 방식의 무제한 정액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에 대해서도 저작권자들이 사용 요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손지현 소리바다 상무는 "소리바다를 포함한 P2P 서비스가 합법 시장에 편입돼 결국은 시장이 커지는 효과를 맞이할 것"이라며 "P2P 사용자와 기존 사이트 사용자가 서로 다른 이용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기존 월 5000원의 사용료를 받고 제한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던 멜론 도시락 뮤즈 등 유료 음악사이트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이들은 사용자들이 훨씬 싼 가격에 무제한으로 음악을 다운로드하면 결국 음악 시장이 축소되거나 고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디지털 음원의 판매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한번 음악을 다운로드하면 DRM 없이 음악을 영구 소장할 수 있어 음원의 반복된 구매가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뮤즈 서울음반 등이 소속해 있는 디지털음악발전협의체 관계자는 "무제한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방식을 합법화함으로써 가뜩이나 어려운 음악 시장이 지금보다 더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 용어 풀이 >
◆P2P=Peer to Peer의 약자.개인 간 파일 공유로 해석된다.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의 개념이 아닌 사용자끼리 연결해 서로 파일 등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사용자끼리 직접 파일을 주고받기 때문에 서버 부담이 없어 운영 비용이 절감된다.한국의 소리바다,미국의 냅스터와 같은 음악 사이트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