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인사책임 우리에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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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각료 인선파동과 관련, "우리 자체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투기 의혹 등으로 3명의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중도탈락한 데 대해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책임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장관 인사청문회 등으로 불거진 정국경색 국면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직접 팔을 걷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향후 정책은 물론 인사에 있어서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일말의 책임' 발언배경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정권이 출범하면서 모든 걸 순조롭게 할 수 없다는 예측을 했다.다소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인사검증 관련) 자료를 활용하지 못한 점도 있다.(그러나 우리에게)일말의 책임이 있고,현실의 정치적 상황들도 우리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현실을 탓할 게 아니라 극복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서 국민들에게 일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책임' 발언을 꺼낸 것은 각료 부실검증 논란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데 대해 임명권자로서 '오점'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부실 검증과 '코드인사' 논란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악화되고,야당은 물론 4.9총선을 의식한 여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장과 격리된 청와대 안돼"
이 대통령은 "청와대라는 곳에 들어와 보니까 자칫 잘못하면 현장감각을 잃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매우 위험하다"면서 "국민과 격리되고 현장과 격리된 청와대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실용,변화,창의적으로 일하는 정부의 관점에서 시작해야 하며,일하는 과정에서 실천 가능한 액션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참모진들을 다그쳤다.
참모들의 업무 마인드에 대한 쓴 소리도 빼놓지 않았다.이 대통령은 "나는 사람 중심이 아닌 일 중심으로 생각하며 친(親),불친(不親)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일을 해나가는데 분야별로 비서관 중심으로 할 것"이라며 "수석들을 통하지 않고 하루에도 몇번씩 비서관에게 전화하겠다"고 말했다.
◆몸소 보여주는 변화.개혁 주문
'브레인스토밍'식 토론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경제분야의 한 비서관은 "경제는 심리다.투자심리가 10% 올라가면 실제 투자가 3% 올라간다는 분석이 있다.국민과 기업의 경제 마음을 살릴 대통령의 리더십과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1982년 현대건설 재직 당시 말레이시아 페낭대교 공사 입찰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마하티르 총리가 공사장에 온다고 해서 의전을 준비했더니 정부 관리가 와서 큰 의자를 보고는 '총리는 엉덩이가 크냐,왜 다른 의자와 다르냐'고 물었고,또 총리 자리만 해가 따가워 텐트를 쳐놨더니 나머지 5000명 참석자들도 차양막을 치라고 해서 고심 끝에 의자 바꾸고 차양막도 다 쳤다.그랬더니 총리가 와서 기절할 듯 놀랐고 '이것이 바로 한국 기업의 힘'이라고 감탄했다"면서 현장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장관 인사청문회 등으로 불거진 정국경색 국면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직접 팔을 걷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향후 정책은 물론 인사에 있어서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일말의 책임' 발언배경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정권이 출범하면서 모든 걸 순조롭게 할 수 없다는 예측을 했다.다소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인사검증 관련) 자료를 활용하지 못한 점도 있다.(그러나 우리에게)일말의 책임이 있고,현실의 정치적 상황들도 우리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현실을 탓할 게 아니라 극복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서 국민들에게 일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책임' 발언을 꺼낸 것은 각료 부실검증 논란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데 대해 임명권자로서 '오점'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부실 검증과 '코드인사' 논란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악화되고,야당은 물론 4.9총선을 의식한 여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장과 격리된 청와대 안돼"
이 대통령은 "청와대라는 곳에 들어와 보니까 자칫 잘못하면 현장감각을 잃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매우 위험하다"면서 "국민과 격리되고 현장과 격리된 청와대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실용,변화,창의적으로 일하는 정부의 관점에서 시작해야 하며,일하는 과정에서 실천 가능한 액션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참모진들을 다그쳤다.
참모들의 업무 마인드에 대한 쓴 소리도 빼놓지 않았다.이 대통령은 "나는 사람 중심이 아닌 일 중심으로 생각하며 친(親),불친(不親)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일을 해나가는데 분야별로 비서관 중심으로 할 것"이라며 "수석들을 통하지 않고 하루에도 몇번씩 비서관에게 전화하겠다"고 말했다.
◆몸소 보여주는 변화.개혁 주문
'브레인스토밍'식 토론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경제분야의 한 비서관은 "경제는 심리다.투자심리가 10% 올라가면 실제 투자가 3% 올라간다는 분석이 있다.국민과 기업의 경제 마음을 살릴 대통령의 리더십과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1982년 현대건설 재직 당시 말레이시아 페낭대교 공사 입찰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마하티르 총리가 공사장에 온다고 해서 의전을 준비했더니 정부 관리가 와서 큰 의자를 보고는 '총리는 엉덩이가 크냐,왜 다른 의자와 다르냐'고 물었고,또 총리 자리만 해가 따가워 텐트를 쳐놨더니 나머지 5000명 참석자들도 차양막을 치라고 해서 고심 끝에 의자 바꾸고 차양막도 다 쳤다.그랬더니 총리가 와서 기절할 듯 놀랐고 '이것이 바로 한국 기업의 힘'이라고 감탄했다"면서 현장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