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미국발 호재로 강세로 보이면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콜금리가 3년여 만에 역전됐다.

29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6%포인트 내린 연 5.08%로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6%포인트 하락한 연 4.97%로 콜금리(5.00%) 밑으로 내려갔으며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포인트 떨어진 연 5.23%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콜금리가 종가 기준 역전되면서 스프레드(금리차)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4년 12월7일 스프레드가 -0.01%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앞서 이달 18일에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콜금리가 일치하면서 스프레드가 제로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 금리와 콜금리의 역전은 정책금리(콜금리) 인하 시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콜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채권시장은 전날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인플레이션보다 경기하강 위험에 무게를 두면서 추가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락한 것이 호재로 작용, 사흘째 강세를 지속했다.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선물 매수와 함께 코스피지수가 1,700대 초반까지 후퇴하며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도 채권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채선물은 외국인이 4천204계약을 순매수한 가운데 전날보다 20틱 뛰어오른 108.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날 FRB 의장의 강한 금리인하 시사 발언과 국내 증시 약세가 금리의 하락 압력을 높였다"며 "아울러 아직 충분히 채권 포지션을 늘리지 못한 기관들의 매수세가 맞물려 최근 채권 강세가 부각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금리 역전은 정책금리 인하 시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이 다소 앞서 나간 측면이 있다"며 "정책금리 인하가 시장의 예상만큼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