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는 한결 가볍고 자연스러운 느낌의 남성 정장(수트)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색상은 다소 밝아질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김경옥 코오롱맨스타 디자인 실장은 "올 봄 남성복은 화려함과 디테일을 강조하기보다는 절제되고 소재의 느낌을 강조한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라며 "은은한 조직의 스트라이프 그레이 정장이 가장 무난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노소영 삼성패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신사복의 실루엣과 색감 등 전반에 걸쳐 심플한 경향이 인기를 끌고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모던한 스타일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몸짱은 실루엣을 살린다

남성 수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디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실루엣이다.실루엣을 살리기 위해 몸매를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슬림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몸에 잘 맞고 인체 곡선을 따라 흐르는 실루엣이 유행할 것이란 얘기다.전반적으로 V존이 낮아지고 라펠(옷 깃)의 폭이 좁아지는 경향이다.

재킷의 변화에 따라 넥타이도 폭 좁은 제품이 유행하며 스타일이 가볍고 경쾌해지고 있다.

이은미 로가디스 디자인 실장은 "상의 재킷은 다소 짧아졌고 전반적으로 V존이 낮아졌다"며 "라펠의 폭도 좁아지고 길이도 짧아지는 추세여서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 강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맵시나는 실루엣은 과학적 패턴의 산물이다.

로가디스는 섬세하고 까다로운 봉제공정을 거치는 최고급 '쿠튀르(Couture) 라인'(100만원대)을 강화했다.

어깨선,칼라 안쪽 등 착용감과 실루엣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수작업하고 내추럴 스트레치 가공 기술로 편안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 고급 맞춤복에 견줄 만한 섬세함을 갖추었다.

◆다양한 그레이 컬러 확산

블랙 일색이던 컬러에서 그레이 컬러가 확대,더욱 다양하고 자연스럽게 표현될 것으로 보인다.슬림한 핏이 유행하며 투버튼이 늘어날 전망이다.

바지는 일자 통바지에서 하단이 좁아지는 스타일의 실루엣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정희진 갤럭시 디자인 실장은 "이번 시즌에는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모노톤 색상이 유지되면서 컬러감이 풍부하고 채도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라며 "밝은 그레이를 비롯해 다양한 톤의 그레이 컬러 수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소재는 울,울실크,모헤어 등이 많이 사용되고 은은한 광택감이 돋보이는 게 특징이다.

패턴은 미세한 무늬와 같은 마이크로 패턴이나 보일 듯 말 듯한 스트라이프 등 은은하고 심플한 '솔리드라이크'가 주목받고 있다.

베이지 및 브라운 컬러와 같은 내츄럴 컬러의 부상으로 짙은 브라운 수트가 트렌디 상품으로 제시된다.

브라운 수트는 모노톤,네이비와 같은 기본 컬러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남성 패션 리더들에게 권할 만하다.

이너웨어는 여유로운 감성과 도시의 모던함을 돋보이게 하는 밝은 컬러들이 유행할 전망이다.

또 밝고 소프트한 그린컬러와 파스텔컬러를 대신하는 소프트 핑크와 러싱된 레드 컬러도 주목할 만하다.

송은영 캠브리지 실장은 "화이트 컬러의 화려한 자카드 무늬 셔츠나 핀턱 디자인이 들어간 셔츠와 함께 파스텔톤의 블루,핑크,옐로 타이와 매치하면 멋스럽다"며 "튀는 감각을 지녔다면 톤온톤 배색의 솔리드성 타이나 화려한 자카드가 들어간 타이가 좋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