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게 유행이다.

작년까지 1~2년을 휩쓸었던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나풀나풀한' 느낌의 맥시멀리즘(maximalism)이 다시 찾아왔다.

깔끔하고 단순하며 직선을 강조한 패션보다 색채감과 곡선이 두드러진 화려한 패션이 올 봄 트렌드라는 얘기다.

남성 정장에서도 맥시멀리즘의 색채가 느껴진다.

감청색 계열의 무난한 정장 대신 갈색 계열의 수트가 등장，기본색의 정장에 지친 '트렌드 세터'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올 봄 여성들의 옷에는 꽃이 필 전망이다.

예컨대 옷 겉면에 찍는 프린트가 한층 화사해졌다.

꽃 무늬를 비롯해 여러 기하학적인 문양이 총망라돼 있다.

옷 한 벌에 여러 형태의 프린트 패턴이 공존하는 스타일，마치 붓으로 추상화를 그리듯이 표현한 것들도 나오고 있다.

맥시멀리즘의 극대화인 셈이다.

언뜻 보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들이 한 옷에 들어 있는 '컨버전스(융합)'도 올 봄 트렌드다.

실크 소재 블라우스나 시폰 소재 원피스，저지 소재 티셔츠나 정장이 대표적이다.

특히 저지 소재는 섹시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여러 디자이너 의류에 잘 활용되는 편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에서 애용되는 의류 소재로 몸에 흐르거나 달라붙는 느낌으로 착용감이 편하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 남자들의 속옷용으로 쓰던 옷감이었으나 스포티한 느낌의 옷을 만들기 위해 남녀 겉옷에 자주 사용되고 있다.

강민주 끌레몽뜨 디자인실장은 "올해는 동일한 컬러의 서로 다른 소재를 한 아이템에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간단한 스웨터나 니트에도 실크 또는 시폰 원단의 레이스，리본을 달아 좀 더 여성스럽고 독특한 감각을 더해 주는 게 올해 경향이다.

전문가들은 또 '애시드 컬러(acid color，강렬한 색채를 신 맛에 비유한 신조어.일반적으로 옐로，레몬，오렌지 컬러를 말함)'를 또 하나의 유행 코드로 보고 있다.

캐주얼 의류에 애시드 컬러를 잘 활용하면 산뜻하고 유쾌한 이미지를 심어줘 남성에게 활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단，지나치게 형형색색의 컬러로 코디할 경우 보는 이의 눈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한 가지 컬러를 선택한 후 '톤 온 톤'(tone on tone，동일 또는 유사색상을 두 가지 이상의 톤으로 조합)으로 매치하거나 애시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