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상장된 STX팬오션 주식이 국내 시장으로 대거 넘어오면서 물량 부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주말 40만주의 STX팬오션 주식이 싱가포르거래소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주권 교체 신청됐다.

지난달 25일 이후 4일간 주권 교체 신청이 들어온 주식은 총 2095만5000주에 이른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전체 상장 주식의 15%인 3억주가량이 싱가포르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상장 물량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송은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물량이 조만간 국내 시장에 추가 상장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언제 추가 상장될지는 STX팬오션에서 공시하지 않는 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TX팬오션 관계자도 "싱가포르에서 넘어온 주식 중 아직 국내 시장에 나오지 않은 물량이 꽤 된다"고만 밝혔다.

이 같은 주권 교체는 두 시장의 주가 차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된 STX팬오션 주식은 올 들어 1527~2267원에 거래된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선 1710~2910원에서 움직였다.

주식을 옮기기만 해도 차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STX팬오션은 지난해 국내 해운사 중 가장 많은 45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지난 주말에도 0.92% 오른 2205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싱가포르시장에선 3.0% 오른 3.06싱가포르달러(약 2114원)로 거래를 마쳤다.

송 연구원은 "향후 양 시장의 주가 차이가 얼마나 좁혀지느냐에 따라 싱가포르 주식이 더 넘어올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