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부터 시작된다.

이날 정치자문기구인 11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개막되고 이어 5일엔 국회격인 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시작된다.

전인대에선 후진타오 2기 정부의 인선안이 확정된다.

개혁ㆍ개방 30년을 맞아 중국이 새롭게 설정한 목표인 '중화부흥'의 임무를 띤 첫 정부가 출범하는 것이다.

신 정부의 구성은 '21세기 슈퍼파워'를 목표로 한 중국이 '대국굴기'를 본격화하는 첫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유소작위(有所作爲)'가 정책 강령=지난 30년간 중국 지도자를 지배한 단어는 '도광양회(韜光養晦)'였다.

'몸을 낮춰 힘을 축적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작년 공산당 대회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중화부흥을 선언한 뒤 '유소작위(有所作爲)'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해야 할 게 있으면 한다'는 의미다.

강력한 외교로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 재편을 추구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중국은 실제 작년 말 독일 메르켈 총리가 중국 인권 문제를 거론하자 독일과 모든 교류를 사실상 중단하는 초강수를 둬 독일을 굴복시켰다.

◆작지만 강한 정부=중국의 자신감은 대부제(大部制) 도입 등 행정시스템 개혁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번 전인대에선 신식산업부(정보통신부) 등 유관부서 통폐합으로 운수부 환경부 공업정보화부 등이 신설되고 은행 보험 증권업을 통합 관리하는 금융관리감독위원회도 생긴다.

하지만 당초 7개 부처 정도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부 반발 탓에 1~2개 부처가 줄어드는 것으로 매듭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피,전문가 수혈=이번 전인대에서는 시진핑 상무위원이 국가 부주석으로 임명돼 '포스트 후진타오'인 차기 후계자로서 사실상 확정될 예정이다.

리커창 상무위원은 상무 부총리에 올라 5년 뒤 원자바오 총리 자리를 승계할 전망이다.

은행장 출신의 왕치산 전 베이징 시장이 금융 무역담당 부총리로,장더장 전 광둥성 서기가 교통 에너지부문 담당 부총리로 임명돼 현안을 챙기게 된다.

한때 교체설이 돌던 인민은행장은 저우샤오촨 현 행장의 유임이 유력하다.

후 주석 2기 정부는 출발부터 험난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당장 치솟는 물가와 세계경기의 침체가 문제다.

긴축을 할 수도,안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몰려 있다.

이번 전인대에서 신 정부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