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예상하는 것 그 이상이 될 것이다.'

UBS는 지난달 29일 금융권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손실이 최소 6000억달러(약 565조원)에 달할 것이란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서브프라임 관련 총손실이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이후 3000억달러(OECD),4000억달러(도이체방크)로 불어나더니 급기야 6000억달러까지 치솟은 것이다.

금융권은 지난해 신용위기 발생 이후 지금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해 181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는 고백을 했다.

하지만 신용위기가 확산되면서 은행과 증권사들은 3500억달러의 부실을 추가 상각해야 할 것이라는 게 UBS의 추정이다.

그외 다른 금융사와 헤지펀드 등의 손실을 합치면 최소 6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서브프라임 사태는 최근 은행 증권사를 넘어 보험과 헤지펀드 등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미국 AIG는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지난해 4분기 52억9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서브프라임 여파가 상대적으로 우량한 알트에이(Alt-A) 모기지까지 번지면서 또다른 '대형 부실폭풍'의 전조마저 보이고 있다.

영국계 헤지펀드인 펠로톤은 전날 알트에이 모기지에 주로 투자해온 18억달러 규모의 '펠로톤 ABS 펀드'를 청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헤지펀드 업계의 떠오르는 별이었다.

하지만 알트에이 모기지의 자산가치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내자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빗발쳐 청산되는 운명을 맞았다.

UBS의 우울한 전망으로 지난 주말 다우지수는 315.79포인트(2.51%) 하락한 12,266.39를 기록했다.

엔ㆍ달러 환율이 103엔대로 추락한 데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싼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 청산 우려도 하락을 부추겼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