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비빔밥의 국제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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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미식가들이 'A급 음식'을 먹기 위한 지침서로 삼는 미슐랭 음식점 가이드의 지명도는 높다.
10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슐랭 가이드의 조사원들은 신분을 숨긴 채 같은 식당을 몇 번씩 방문하면서 재료의 질이나 소스의 맛,요리의 완성도,창작성 등에 따라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미슐랭 가이드는 지난해 11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도쿄판을 내놓았다.
무려 150개 식당이 별 1개 이상을 받았다.
당시까지 세계 1위였던 파리(64개)를 능가했다.
이 중에서 8개 음식점이 최고의 평점인 별 3개를 획득,파리(10개)보다는 적었지만 뉴욕(3개)을 앞선다.
일약 도쿄가 세계의 미식 중심지로 등극한 셈이다.
일본인들이 환성을 지를 만하다.
초판 9만부가 24시간 내에 모두 팔렸고 석 달 동안 29만부가 판매됐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조만간 교토판까지 나온다고 하니 일본 열도가 또 한번 들썩거릴 판이다.
물론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를 놓고 비판도 무성하다.
별 3개짜리 8개 식당 중에서 일본 음식평론가들이 인정하는 식당은 2∼3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프랑스식으로 평가하다보니 와인이 잘 비치된 집 등이 우대받았다는 점도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렇지만 일본 음식의 저력이 새삼 확인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이미 스시는 철저한 표준화와 규격화 등을 통해 세계적인 음식으로 대접받고 있다.
스시를 즐겨먹는 미국인만 해도 3000만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전세계에서 스시를 먹지 않는 나라는 찾기 힘들 정도다.
고급 식당이 성공하면 식당주인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관련 산업도 성장한다.
해외에서 스시를 제대로 만들려면 쌀과 식초,간장은 물론 청주,식기,칼 등까지 일본에서 수입해야한다.
이뿐만 아니다.
2007년 일본의 관광통계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외국인들의 71%가 방문 동기로 일본 음식을 손꼽았다고 한다.
만약 서울판 미슐랭 가이드가 나온다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한국 음식은 미각과 요리수준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 등에서 건강식으로서의 인기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극복해야 할 약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컨대 서양의 코스요리와 유사한 한정식을 보자.고급식당은 시차를 두고 나오지만 대개는 수십가지의 반찬이 동시에 나온다.
외국인 입장에선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런 점에선 비빔밥이야말로 외국인에게 가장 양식화된,경쟁력을 갖춘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운영 철학의 키워드로 선진화를 표방하고 있다.
한국 음식도 선진화를 통해 우리의 자존심을 살리고 국부를 살찌우는 게 시급하다.
우선 비빔밥을 해외 시장 공략의 선두 주자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산채나 새싹,약초,산낙지,전복 등 계절과 장소 등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비빔밥의 장점을 보다 널리 알리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통해 비빔밥이 보다 많은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고추장은 물론 놋그릇까지 수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최승욱 과학벤처중기부장 swchoi@hankyung.com
10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슐랭 가이드의 조사원들은 신분을 숨긴 채 같은 식당을 몇 번씩 방문하면서 재료의 질이나 소스의 맛,요리의 완성도,창작성 등에 따라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미슐랭 가이드는 지난해 11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도쿄판을 내놓았다.
무려 150개 식당이 별 1개 이상을 받았다.
당시까지 세계 1위였던 파리(64개)를 능가했다.
이 중에서 8개 음식점이 최고의 평점인 별 3개를 획득,파리(10개)보다는 적었지만 뉴욕(3개)을 앞선다.
일약 도쿄가 세계의 미식 중심지로 등극한 셈이다.
일본인들이 환성을 지를 만하다.
초판 9만부가 24시간 내에 모두 팔렸고 석 달 동안 29만부가 판매됐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조만간 교토판까지 나온다고 하니 일본 열도가 또 한번 들썩거릴 판이다.
물론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를 놓고 비판도 무성하다.
별 3개짜리 8개 식당 중에서 일본 음식평론가들이 인정하는 식당은 2∼3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프랑스식으로 평가하다보니 와인이 잘 비치된 집 등이 우대받았다는 점도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렇지만 일본 음식의 저력이 새삼 확인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이미 스시는 철저한 표준화와 규격화 등을 통해 세계적인 음식으로 대접받고 있다.
스시를 즐겨먹는 미국인만 해도 3000만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전세계에서 스시를 먹지 않는 나라는 찾기 힘들 정도다.
고급 식당이 성공하면 식당주인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관련 산업도 성장한다.
해외에서 스시를 제대로 만들려면 쌀과 식초,간장은 물론 청주,식기,칼 등까지 일본에서 수입해야한다.
이뿐만 아니다.
2007년 일본의 관광통계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외국인들의 71%가 방문 동기로 일본 음식을 손꼽았다고 한다.
만약 서울판 미슐랭 가이드가 나온다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한국 음식은 미각과 요리수준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 등에서 건강식으로서의 인기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극복해야 할 약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컨대 서양의 코스요리와 유사한 한정식을 보자.고급식당은 시차를 두고 나오지만 대개는 수십가지의 반찬이 동시에 나온다.
외국인 입장에선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런 점에선 비빔밥이야말로 외국인에게 가장 양식화된,경쟁력을 갖춘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운영 철학의 키워드로 선진화를 표방하고 있다.
한국 음식도 선진화를 통해 우리의 자존심을 살리고 국부를 살찌우는 게 시급하다.
우선 비빔밥을 해외 시장 공략의 선두 주자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산채나 새싹,약초,산낙지,전복 등 계절과 장소 등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비빔밥의 장점을 보다 널리 알리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통해 비빔밥이 보다 많은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고추장은 물론 놋그릇까지 수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최승욱 과학벤처중기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