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편법 인상 시비로 곳곳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발코니 트기를 아예 무료로 해주는 아파트가 올 들어 부쩍 늘고 있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까지 미분양 아파트가 늘자 주택건설사들이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발코니 트기를 이른바 '공짜 마케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망포동에서 387가구가 공급되는 '신창 비바패밀리'와 안성시 공도읍에서 1101가구가 분양되는 'KCC 스위첸'은 계약자들에게 발코니 트기 비용과 2중 새시 비용을 받지 않기로 하고 분양가에서 제외시켰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분양된 대우자판 건설부문의 안양시 석수동 '이안'과 월드건설의 서울 강서구 염창동 '월드메르디앙' 등도 발코니 트기 비용을 받지 않았다.

인천 서구 오류지구에서 작년 말 공급된 '드림파크어울림'도 같은 혜택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반화된 것은 아니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저렴한 아파트를 기다리며 청약을 꺼리고 있는 수요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발코니를 공짜로 터주는 업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며 "미분양이 발생한 뒤 어쩔 수 없이 비용을 받지 않는 것보다 아예 입주자 모집공고 단계에서 이 같은 혜택을 줘 청약률을 높이려는 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예정자 입장에서 보면 발코니 트기 비용은 통상 1000만~2000만원대로 정해지기 때문에 이들 아파트에 청약할 경우 그만큼 자금부담이 줄게 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별도 비용없이 발코니 트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청약할 때 핵심 고려대상은 아니다"며 "1000만~2000만원 아끼자고 입지여건이나 향후 발전 가능성이 별로 없는 지역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충고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