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정책금리가 이달부터 '콜금리 무담보 1일물'에서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로 바뀐다.

작년 7월 발표된 통화정책 운용체계 개선방안에 따라 3월 열리는 금통위 회의 때부터 '7일물 RP금리'로 정책금리를 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은이 정책금리 기준을 바꾼 이유는 단기자금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한은이 정책금리로 사용해온 콜금리 1일물은 시중은행들이 자금을 주고받을 때 적용하는 하루짜리 금리다.

한국은행과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금리다.

때문에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목표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RP매매로 자금을 풀거나 묶어왔다.

문제는 한은이 하루짜리 콜금리가 목표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다보니 콜금리 하루 변동폭이 0.05%포인트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움직임이 미미해졌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위험부담 없이 콜자금을 과도하게 차입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정책금리 목표치로 콜금리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단기자금 시장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지난해 단기 금융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통화정책 운영체계 개편방안을 마련,콜시장 참가 기관들을 대상으로 기준금리제 시행에 대한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다.

기준금리는 금통위에서 토론과 표결을 통해 결정되는 종전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

정책금리 운용목표가 콜금리에서 기준금리로 변경되더라도 금리 수준은 현재와 같은 연 5.0%에서 출발하게 된다.

그러나 정책금리 기준이 일주일에 한 번씩 이뤄지는 RP 매매로 대체되면 콜금리는 목표치에서 다소 벗어나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콜금리가 다소 출렁이더라도 한은이 이를 방치할 것이기 때문이다.

RP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영업일에는 콜시장에서 콜금리가 크게 등락하더라도 한은이 더 이상 자금의 과부족을 해소해주지 않기 때문에 콜시장 참가자들은 금리변동 위험을 져야 한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RP 기준금리가 적용될 경우 콜금리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단기금융시장의 유연성이 보다 증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다만 지급준비금 적립 마감일 등에 금리가 이상 급변동할 때는 예외적으로 단기 RP 매매를 통해 시장 안정을 꾀할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