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올 시즌 미국 LPGA투어에서 독주시대를 열 태세다.

일부에선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말까지 나온다.

오초아는 2일 싱가포르 타나메라CC(파7ㆍ길이 6547야드)에서 열린 HSBC 위민스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최종일 4언더파 68타를 기록,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무려 11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승을 따냈다.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쳤으며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 '여제'였던 소렌스탐,폴라 크리머(미국),캐리 웹(호주) 등 내로라하는 톱랭커들과 우승 경쟁을 벌이면서 11타 차로 이겼다는 것은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72홀 최다 타수 차 우승은 1986년 신디 맥키가 '마스터카드인터내셔널프로암'에서 작성한 14타 차다.

2003년 투어에 데뷔한 오초아는 첫 해에 우승이 없었으나 2004년 2승,2005년 1승에 이어 2006년 6승,지난해 8승을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소렌스탐이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2002년(11승)과 2005년(10승)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칠 전망이다.

흠잡을 데 없는 샷 감각과 필요한 상황에서 반드시 성공시키는 퍼팅 실력은 우즈를 연상시킨다.

8타 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들어간 오초아는 3,4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은 데 이어 9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타수를 줄이지 못한 소렌스탐과 크리머의 기를 죽였다.

악천후로 인해 2시간 넘게 경기가 중단됐다가 속개됐으나 오초아는 흔들림없이 16번홀에서 버디를 더했다.

72홀 동안 23개의 버디를 잡으면서 보기는 단 3개에 그쳤다.

오초아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19차례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해 12승을 거뒀고 2위 6차례,3위 1차례를 했다.

우승확률이 63%에 달한다. 통산 18승과 우승상금 30만달러를 보탠 오초아는 소렌스탐,크리머에 이어 단숨에 상금랭킹 3위로 뛰어올랐다.

신지애(20ㆍ하이마트)는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84타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7위를 기록했다.

조모상을 당한 박세리(31)는 4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기권했다.

무릎 수술 후 80여일 만에 필드에 복귀했던 김미현(31ㆍKTF)은 3라운드 시작 직전 수술을 받았던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껴 2라운드까지만 경기를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