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플레이하던 두 명의 골퍼가 같은 홀에서 홀인원을 하는 진기록이 국내에서 3년 만에 나왔다.

지난 2일 전남 순천의 파인힐스CC(대표 김헌수) 힐스코스 3번홀.그리 길지 않은 파3홀이지만,앞에는 워터해저드가 버티고 있고,그린이 2단으로 돼 있다.

그 둘레에는 3개의 벙커가 자리잡고 있는 만만치 않은 홀이다.

이날은 홀까지 거리가 130m였고 뒷바람이 약간 불었다.

깃대는 그린 가운데에 꽂혀 있었다.

행운의 조는 회원인 설인택씨(51) 부부와 설씨가 초청한 두 명의 남성 골퍼로 구성됐다.

먼저 설씨가 8번아이언으로 친 볼이 그린에 떨어지더니 몇 차례 바운스한 뒤 홀 속으로 사라졌다.

인근 2번홀 그린에서 퍼트하던 골퍼들이 놀랄 정도로 함성이 터졌다.

다음 차례는 동반자인 문광식씨(46).

문씨는 7번아이언을 잡았다.

문씨의 티샷도 깃대를 향해 똑바로 날아가는가 싶더니 앞선 설씨의 볼과 마찬가지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평생 보기 힘든,그래서 쉽게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

첫 번째 홀인원의 주인공 설씨는 구력 20년에 핸디캡 17 안팎의 '보기 플레이어'.두 번째 홀인원의 당사자 문씨는 구력 3년에 100타 전후를 치는 '초보 골퍼'다.

이날 설씨는 84타,문씨는 92타를 기록했다.

두 골퍼 모두 이날 홀인원이 생애 첫 홀인원이었다고 한다.

설씨는 홀인원 후 옆에 있는 아내에게 "이럴 줄 알았으면 당신처럼 홀인원 보험에나 가입해둘 걸"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설씨의 아내는 "당신 몰래 내가 열흘 전에 이미 홀인원 보험에 가입해두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설씨는 아내 덕분에 500만원가량의 보험금까지 타게 된 셈이다.

그런가 하면 문씨는 며칠 전 새 차를 구입할 때 금강산관광티켓이 걸린 추첨에 당첨되는 행운이 있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동반자 2명이 같은 홀에서 홀인원을 할 확률을 1700만분의 1로 추산한다.

국내에서는 2005년 4월 레이크힐스용인CC 루비코스 7번홀에서 그런 사례가 있었다.

외국에서는 2005년 5월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모자(母子)가 이 행운을 잡았고,지난해 9월 미국 뉴저지주 포드게이트골프장에서도 이 진기록이 나왔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