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가 이달부터 시작되는 올 임ㆍ단협을 앞두고 회사의 체질개선과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특히 노조측은 최대 현안이었던 생산라인 인력의 전환배치를 수용하고,회사측은 임원 연봉의 20% 자진 반납과 유휴자산 매각 등의 자구노력을 펼치기로 했다는 것은 획기적인 변화다.

2004년에 5000억원대를 넘어섰던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2006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과도한 임금인상 등을 내건 파업으로 회사측과 대립해온 노조가 경영위기 돌파(突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래 들어 국내 자동차산업의 대내외 여건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원가상승으로 인한 수출 부진에다 채산성 악화,세계 자동차회사 간 경쟁 격화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내수는 위축되고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시장마저 침체될 가능성이 농후(濃厚)하다.

한마디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그런데도 우리 업계는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 등을 내건 만성적인 파업으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2006년 기아차의 차량 한 대당 조립시간은 37.5로,도요타(22.1) 혼다(21.1) 등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그대로 증명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차 생산 등을 위한 현장 인력의 재배치에 대한 노조의 협조거부로 전체적으로는 인력이 남아도는데도 신규 사원을 계속 채용하는 악순환(惡循環)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기아차 노사가 만성적자로 인한 경영위기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고통분담에 나선 건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이번에 합의된 내용을 어떻게 실천에 옮기느냐는 점이다.

노조는 무조건 파업부터 벌이는 파괴적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회사와의 상생협력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거듭 강조하지만 적대적 노사관계를 타파하고 노사가 한몸이 돼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는 것만큼 시급한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