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대학의 경쟁력 약화,배출 학생의 질적 수준 저하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정작 교수 경쟁력에 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말이 없었다. 그러나 교수의 경쟁력이 없는데 학생의 경쟁력을 말하고,대학의 경쟁력을 말한다는 것은 본질적인 핵심을 제쳐둔 것이다.어느 대학 할 것없이 교수들이 순혈주의를 고집하고,학과라는 벽에 집착하며,연구평가를 마뜩지 않게 생각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수사회가 안주해 왔다는 것은 인적 흐름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난다.국내 고급인력들은 기업이나 연구소보다 대학을 매우 선호한다.대학 기업 연구소 등 분포가 한쪽에 크게 치우치지 않는 미국 등 선진국들과는 현격한 차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교수가 되기만 하면 치열한 생존경쟁을 피할 수 있는 까닭이다.이래서는 대학이 경쟁력이 가질 수 없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의 바람이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고 제도적으로 정착(定着)되도록 하는 것이다.연구실적이 부진하면 퇴출은 자연스러운 것이고,실적이 좋으면 더 좋은 대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그러기 위해선 엄격한 평가와 함께 도입돼야 할 게 있다. 대학간 또는 산ㆍ학ㆍ연간 인력의 이동성을 높이는 것이다.한번 재임용에서 탈락했다고 재기할 수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는 국가적으로 인적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어쨌든 우리는 연구실적 부진 교수의 퇴출이 정부 등 외부가 아닌 대학 스스로에 의해서 발동이 걸렸다는 점을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런 것이 성공하면 그토록 멀게만 보이던 대학 개혁도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