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중 베트남 펀드만이 유일하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 급락의 진정으로 해외 펀드의 수익률이 호전되고 있지만, 베트남 펀드만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증시 약세로 신통치 않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4일 우리투자증권과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해외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대부분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베트남 펀드만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곡물, 금속, 원유 등 원자재값의 강세 영향으로 중남미 펀드가 13.09%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높은 수익을 거뒀다. 브릭스도 6.85%로 양호했고, 중국 펀드도 6.77% 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유럽(5.43%), 친디아(3.36%) 뿐만 아니라 유럽(1.68%), 일본(2.49%)도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반등했다.

심지어 인도 펀드도 1개월 수익률은 -2.47%로 부진했지만, 1주일 수익률은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베트남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9.14%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최근 1주일 수익률도 -2.46%로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이 베트남 펀드가 부진한 이유는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와 무역 적자 등 거시경제 악화로 인해 베트남 증시가 계속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VN 지수는 2월1일부터 지난 3월3일까지 사흘만 올랐을 뿐 하락행진을 지속해 무려 24.7% 급락했다.

동양투신운용 글로벌자산운용팀 이준상 과장은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철강 등 건설부자재의 수입이 큰 탓에 소비자 물가지수가 치솟고 있다"며 "1월달 상승률이 14.1%를 기록했고 2월에 15.6%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예금 이자를 올리고 있고 3월 중순께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2조동(12조원)에 달하는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할 것이라는 점도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베트남은 최근 증시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베트남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심하나 현재 개발이 한참 이뤄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유망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베트남 기업의 실적은 여전히 올라가고 있지만, 증시 PER은 작년 초 약 40배에서 20배 밑으로 내려간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 투자할만하다고 보고 조금씩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제로인, 2월29일 기준, %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