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국내 최초의 '학내 벤처기업'으로 바이오 업계에 뛰어든 바이로메드가 세계 최대 의료기기 업체인 존슨앤드존슨의 심장혈관 질환 부문 연구.개발(R&D) 파트너가 됐다.

바이로메드(대표 김선영)는 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존슨앤드존슨의 혈관 질환 관련 계열사인 '코디스'와 심근 경색 및 협심증 치료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바이로메드가 개발한 심혈관 질환 치료제인 'VM202'를 코디스가 보유한 '심장 내비게이션 시스템'인 NOGA XP를 통해 심장 내 시술이 필요한 지점에 주입하는 작업을 공동 진행키로 한 것이다.

혈관을 생성하는 유전자로 구성된 DNA 제품인 VM202를 심장 안에 주입하면 막힌 혈관 주변에 새로운 혈관이 생겨난다.코디스의 NOGA XP는 마치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처럼 심장의 전기적 활성도 등을 측정한 뒤 이를 '심장 지도'로 재구성해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위치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장치다.NOGA XP로 약물 투여 위치를 찾은 뒤 여기에 VM202를 투입하는 '최적의 방정식'을 찾는 게 이번 제휴의 핵심인 셈이다.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수술하지 않고도 심혈관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전 세계 혈관 치료제 시장 규모는 9조원에 달한다.

두 회사는 바이로메드의 치료제와 코디스의 치료기기를 결합한 새로운 '심혈관 질환 치료 해법'에 대한 임상신청 서류를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선영 대표는 "현재 동물 실험을 마친 VM202의 효능을 존슨앤드존슨 측에서 높이 평가한 덕분에 제휴에 이르게 됐다"며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제품이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인정받아 함께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극히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1996년 서울대에서 출범한 '1호 바이오 벤처기업'인 바이로메드는 현재 유전자 치료제,세포유전자 치료제,재조합 단백질 치료제 등 5개 제품에 대해 국내는 물론 미국 등지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바이로메드의 대주주인 김 대표는 현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