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자동차업체 포르쉐가 폭스바겐 지분 인수를 통해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포르쉐 경영감독위원회가 폭스바겐 지분 50% 이상 취득하는 방안을 승인하면서 인수작업이 가시화됐다고 밝혔다. 포르쉐는 폭스바겐의 지분을 현재 31%에서 50% 이상으로 추가 인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수 시기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포르쉐는 폭스바겐의 전면 인수를 추진해왔지만 1960년 제정된 폭스바겐법 때문에 난항을 겪어왔다. 폭스바겐법은 독일 자동차업체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단일 주주가 20%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이 법을 불법이라고 판결함에 따라 폭스바겐 인수의 최대 장애물이 제거됐다.

고급 스포츠카 전문업체로 명성을 얻은 포르쉐는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을 인수해 세계적인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FT는 최근 폭스바겐이 트럭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스카니아와 독일 만사의 대주주로 떠오른 점을 상기했다. 폭스바겐 인수가 성공할 경우 포르쉐는 소형 자동차부터 40t 중형 트럭까지 아우르는 연매출 1500억유로(약 216조원)의 대형 업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100억유로(약 14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포르쉐의 인수계획은 최근 세계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 바람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타타자동차는 미국 포드로부터 재규어ㆍ랜드로버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 조달 작업에 착수했다.

올초 초저가 차 '나노'를 내놓으며 소형차 시장의 주도권 전쟁을 선언한 타타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적 자동차업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