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과 관련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중국 원자력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기술 자문과 컨설팅 등을 통해 외화도 벌고,향후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원전 시장에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하게 심겠다는 포석이다.

한수원은 4일 중국 원자력 발전소 건설 업체인 광둥화전공정총공사(GPEC)와 1550만달러(약 150억원) 규모의 기술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한수원은 "GPEC가 중국 광둥성에 내년부터 건설할 양장원전 3,4호기 현장에 오는 2013년까지 한수원 기술 인력 40여명을 파견하는 대가로 자문료를 받는 것이 계약의 골자"라며 "이번 계약은 금액 측면에서 국내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용역 수출 사상 최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1993년 중국 원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잇달아 계약을 따냈다.광둥원전 1단계 운영.정비 기술지원료로 200만달러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친산원전 2단계 운전.정비 분야 교육훈련 △링아오원전 시공관리 기술지원 △양장원전 건설 관련 기술용역 등의 계약을 수주했다.지금까지 기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2600만달러를 넘어선다.

한수원은 앞으로도 중국에 많은 숫자의 원자력 발전소가 지어질 예정이어서 중국 원전 시장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화석연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에 치중했다.전체 전력 공급량의 80%가 석탄 등을 때서 만들어진다.중국 정부는 전력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폭등과 화력 발전으로 인한 대기오염 등의 문제가 대두되자 그 답을 원자력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에는 원자로 건설 붐이 불어 10곳에서 공사 중이고,부지 정지 작업도 12곳에서 진행되고 있다.중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100기 이상의 원전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의 원전 관련 기술력은 건립 유지.보수 관리를 모두 담당하기에는 일러 향후 중국 내에 원전 건설 기술용역 부문에서만 3조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익환 한국원자력기술 회장은 "중국 원전 관계자들이 한국의 원자력 기술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수원과 같은 국내 원전기술 보유 업체들이 뛰어들 여지가 매우 큰 시장이 바로 중국"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