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투자가 부진해 향후 국내 경기 전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11.8% 늘어 3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등의 생산이 늘어난 덕분이다.

반도체 및 부품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1% 증가했다.자동차 생산은 11.0% 늘었고 영상음향통신 생산도 8.5% 증가했다.반면 섬유 제품 생산은 6.9% 감소했고 가죽 및 신발은 14.1% 줄었다.

서비스업 부가가치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7% 늘었다.통신업 사업서비스업 등에서 부진했지만 금융보험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기가 좋아 전달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지난해 말 주춤한 소비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1월 소비재 판매는 설날 효과와 승용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4.7% 늘었다.

투자 지표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지난 1월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에서 부진해 전년 동월 대비 0.9% 감소했다.주택과 토목공사 발주가 부진해 건설 수주액은 전년 동월보다 13.1% 줄었다.그러나 선박용 엔진을 위주로 기계 수주는 33.4% 늘었고 건설 기성도 10.9% 증가했다.

하지만 비교적 양호한 생산.소비 지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경기 전망은 어두워졌다.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5.9%로 전달(7.0%)보다 1.1%포인트 떨어져 2003년 4월(1.1%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반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생산 소비 등 실물 경기 지표가 모두 좋게 나와 추세적으로는 여전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대외적인 악재들이 앞으로도 계속 터져 나올 경우 이 같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