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영전략硏 보고서 外資유치 잠재력 17위 …실적은 121위 최하위권

새 정부가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활성화하려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부터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또 영어 제2공용어화 등과 함께 FDI 규제 완화로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출자총액제한 폐지,금산분리 완화 등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국가경영전략연구소(NSI)는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외국자본과 한국경제-무엇이 문제인가'란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양수길 NSI 원장은 "2004년 이후 FDI가 급감해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하고 "론스타 매각 문제는 한국의 외국인 투자 정책에 대한 시금석으로 국제사회는 이명박 정부의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연구에는 양 원장과 연세대 박상용 교수,박영석 서강대 교수,신광식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최도성 증권연구원장(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반외자 정서가 가장 큰 문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한국의 FDI 유치잠재력(2006년 기준)은 세계 141개국 중 17위로 매우 높지만 실제 유치 실적은 121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양 원장은 "FDI 유치 실적이 잠재력에 비해 뒤지는 이유는 규제장벽,노사문제 등도 있지만 반외자정서의 탓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 2005년 론스타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이후 FDI가 계속 줄고 있다.2004년 4.5%였던 국내 투자지출(총고정자본형성)에서의 외국인 FDI 규모는 2006년 1.9%로 줄어들었다.경쟁국인 중국 대만 등의 경우 각각 8.0%,10.3%이며 경제가 개방된 홍콩은 103.9%,싱가포르는 79.5%에 달한다.선진국인 미국 6.8%,EU 18.3%보다도 크게 낮다.

컨설팅업체인 AT커니가 조사한 국제 FDI 신뢰도도 2004년 21위,2005년 23위,2007년 24위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최도성 원장은 "외환은행 매각 문제는 어떻게 결론이 나든 가장 빠른 시간 내 해결돼야 한다"며 "이 문제로 인해 금융산업 전반의 구조조정도 멈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투기자본의 자유이동으로 경제가 불안하고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이 증대된다'는 등의 비난에 대해서도 경험적으로는 순기능이 많다고 지적했다.박상용 교수는 "외자 이슈를 보면 항상 정치적인 시각에서 본다"며 "좀 더 개방성이 높은 사회로 이행하지 않으면 고도성장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 생활여건 개선해야

이들은 영어 제2공용어화,전문인력 이민 개방,관광공사 민영화 등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외국인 투자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생활의 불편인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 원장은 "외국인 생활 불편 가운데 하나가 관광 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이라며 "일본 교통공사였던 일본 JTB는 민영화 이후 최고,최대의 여행사로 탈바꿈했다.관광 한국을 위해 한국관광공사도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기업 역차별 막아야

규제 완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이 받게 될 역차별을 없애기 위해 출자총액제한,금산분리 등 규제를 없앨 것을 주장했다.신광식 고문은 "외국기업이 다 들어온 상태에서 국내 기업만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반문하며 "조정의 속도라는 측면에선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내 기업만을 상대로 한 규제나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즉 삼성그룹의 경우 출자총액제한을 받고 있지만 삼성의 해외법인인 삼성USA의 경우 국내에 들어온다면 출자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최도성 원장은 "외국 펀드가 공격적 인수 합병(M&A)을 시도할 때 국내 기업은 관계사를 통해 출자하고 싶어도 출자총액제한에 걸려서 못한다"면서 "새 정부에서 출자총액제한을 폐지하고 금산분리도 연기금을 통해 은행 소유를 간접 허용한다든지,산업자본이 간접 소유할 수 있을 정도로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