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달 중 사내 등기이사 임기가 끝나는 김인주 그룹전략기획실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지 않기로 했다.현재 진행 중인 비자금의혹 특검 수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4일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오는 28일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개최하고 주총 안건으로 등기이사를 종전 13명에서 12명으로 줄이는 안을 상정한다고 밝혔다.현재 7명인 사외이사는 그대로 유지하고 사내이사 6명 가운데 올해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김인주 사장을 재선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사내이사는 이건희 회장과 윤종용 부회장,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이윤우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최도석 사장 등 5명으로 구성된다.

그룹 관계자는 "회사에서 이사 재선임을 요청했으나 김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완강히 고사했다"며 "(김 사장은) 등기이사에서만 물러날 뿐 그룹에서 맡고 있는 직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삼성 측 설명과 달리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은 이유를 현재 진행 중인 비자금 특검 수사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옛 삼성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을 거친 김 사장은 현재 특검팀으로부터 불법 비자금 의혹,경영권 승계과정을 밝힐 핵심 참고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김 사장이 특검수사 과정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을 고려해 이사를 다시 맡기를 꺼려한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사들의 일반보수 한도를 종전 400억원에서 35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와 함께 삼성SDI도 28일 주총을 열어 사내 이사로 김재욱 디스플레이 부문 총괄 사장을 신규 선임하고,심임수 부사장은 임기가 1년 남았지만 안식년 휴가를 얻어 쉬고 있어 중도 교체할 예정이다.

삼성전기 등 나머지 핵심 전자 계열사들과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의 중추 회사들도 28일 주총을 열기로 했으나 아직 주총 소집 통지,공고를 공시를 통해 밝히지 않아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