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들어 유통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전 세계 주식시장과 코스피지수 약세가 직접적인 이유겠지만 유통업종 자체로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하락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첫째,유통업종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과거 10년간 한국 유통업종이 고성장을 구가한 것은 엄밀히 얘기하면 전체 시장이 아닌 기업형 유통업체들의 고성장 덕분이다.특히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하지만 이런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성이 최근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실제 유통업계는 이미 대형마트 수가 2010년 전후로 포화될 것을 예상해 이를 대체할 만한 신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둘째는 소비경기의 부진이다.유통업체의 실적은 2007년 9월께 반짝 살아나면서 향후 소비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됐다.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작년 4분기 소비경기는 살아나지 않았고 최근엔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가중되면서 국내 소비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아울러 앞으로 유통업 전망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최근 소비시장의 질적 변화다.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비경기는 2005년 이후 단기 등락을 반복하며 침체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소득층의 소비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이런 현상은 백화점의 소위 VVIP 고객의 매출 기여도 확대와 백화점의 명품 판매 증가율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비경기의 전반적 침체가 지속되고 소비시장이 질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 단계에서 유망한 유통업체는 어떤 곳일까.사람들의 선입견과는 달리 최근 수년간 가장 경기방어적인 유통업태는 고급 백화점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과거 소비경기 침체 때도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내던 곳이 대형마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이는 대형마트의 주력상품이 음식료 생필품 등과 같이 경기를 타지 않는 상품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마트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형마트들이 고급화되고 있고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과거 백화점이 취급하던 의류 잡화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대형마트가 경기방어적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고급 백화점과 수도권의 양호한 입지를 차지한 백화점들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런 추세는 앞으로 심화될 전망이다.또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엔터테인먼트 및 문화에 대한 욕구를 어떤 업체가 잘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