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는 대부분의 은행주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매물 공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11월 5만3000원을 넘나들던 주가는 올 들어 4만원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올해는 '은행업계 재편'이 증시뿐 아니라 금융업계 전반의 이슈로 떠오르며 주가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병문 한누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은행주를 정리하고 있어 외국인 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하나금융의 펀더멘털이 손상된 데 따른 매도가 아닌 만큼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올해 은행업계 재편이라는 이슈 한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있는 점이 매력이다.은행 인수에 재도전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조 센터장은 "오는 5월에 나올 외환은행 재매각 공고에 과거에도 입찰했던 하나금융을 비롯해 국민은행 등이 다시 나설 것"이라며 "누가 가져가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실제 하나금융이 LG카드 인수에 입찰했던 2006년 4~5월 한 달간 주가는 20% 이상 급등했다.

민영화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등의 매각에도 하나금융은 적극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다.이 역시 주가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 센터장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금융시장도 판 자체가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하나금융 입장에선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신한지주도 과거 조흥은행과 LG카드를 인수하면서 시가총액에서 금융권 부동의 1위였던 국민은행을 앞질렀다는 설명이다.

서울은행과의 역합병 문제로 하나금융이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1조7000억원대 법인세 추징을 선고받았지만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법정소송에 나설 경우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달 26일 하나은행의 법인세 추징 발표 이후에도 현 신용등급(안정적ㆍStable)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조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수급 상황은 좋지 않겠지만 외국인 매도세로 하나금융의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2배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6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며 목표가를 5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