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시가총액이 2년 8개월만에 처음으로 2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5일 오후 2시 30분 현재 한국전력은 닷새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650원(2.04%) 하락한 3만1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3만95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또 한번 갈아치웠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창구가 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38만주 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19조9848억원까지 떨어졌다. 이대로 장이 마감한다면 한국전력은 지난 2005년 7월 11일 19조7350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20조원을 밑돌게 된다.

한국전력이 연일 약세를 면치 못 하고 있는 것은 실적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전력은 연결 기준으로 영업손실 7719억원, 당기순손실 64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석유나 석탄 등을 구입하는 쓰는 연료비가 크게 늘었지만 전기요금은 지난해 1월 이후 동결돼 있어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

문제는 향후 실적전망도 부정적이라는 데 있다. 새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전기요금과 같은 공공요금을 상반기에 동결하기로 결정, 유가가 급락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실적이 좋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전기요금 인상을 바라겠지만 요금 인상이 실제로 이뤄질지 미지수"라며 당분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전력 소비 증가로 인한 설비 증설이 필요한만큼 정부가 전기요금을 계속 붙잡아 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