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의 주식형 펀드 환매율이 미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매도 주가 상승기에 늘고 하락기에는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006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주식형 펀드에서 월평균 4조4000억원이 환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이 지속된 지난 해 10월까지 월평균 4조원이 환매됐고, 하락하기 시작한 11월부터 올 1월까지 월평균 6조2000억원이 환매됐다.

주식형 펀드의 평균 월환매율은 6.7%를 기록했는데, 11월부터는 환매율이 하락해 12월과 올 1월에 각각 3.8%와 4%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주가하락에 관계없이 주식형 펀드의 환매율이 월별 순자산의 약 2~3%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협회는 "미국의 연금 외 펀드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의 평균 투자기간은 5년인 반면, 국내의 경우 70% 이상의 투자자가 3년 이내를 목표 기간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펀드 투자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세제혜택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이 펀드에 투자해 주가 하락기에도 환매를 억제하고 주식시장의 안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식형 펀드의 투자비중이 높은 DC플랜(확정기여형)과 IRA(개인퇴직계좌)의 경우 환매기간에 제한(사망 등 사유가 없는 한 59.5세까지 환매 불가)을 두고, 그 대신 갹출금에 세제혜택을 제공해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

자산운용협회는 "미국의 대표적인 DC플랜인 401(k)의 3/4 정도가 판매수수료가 없는 펀드에 투자되고 있고, 판매수수료가 있는 펀드에 투자할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판매사가 선취판매 수수료는 면제해주고 있다"며 "한국도 적립식 펀드와 같은 장기투자에는 판매수수료를 낮춰거나 아예 면제해주는 후취판매수수료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