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제품보다 30~40% 싼 가격을 내세워 '물가 지킴이'를 자처해 온 대형 마트들의 PB(자제 브랜드) 제품도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라면 음료 등 먹거리 PB부터 가격이 최대 30%까지 오를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PB 상품인 6000여개 와이즐렉 제품 중 1차적으로 60여개 제품의 가격을 이달 안에 올릴 계획이다.올 들어 납품업체들이 끊임없이 와이즐렉 제품 납품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해 왔기 때문.국제 밀가루.콩 시세가 급등하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식음료 제품이 일단 수술대에 올라와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말 와이즐렉 프라임 우유(1000㎖)를 1950원에서 2150원으로,사과요구르트(150㎖.4개들이)는 2800원에서 3080원으로 각각 10%가량 올린다.와이즐렉 과자 상품 20여개의 가격도 이달 말 5~20%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해졌다.관계자는 "업체들의 요구 사항을 토대로 가격 인상안을 정리해 놓고 품목별 인상 폭과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납품업체로부터 가격 인상 공문을 받고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이달 중 풍전나이스제과에서 납품받는 좋은상품 새우깡(300g)을 1150원에서 1500원으로 30%가량 올릴 방침이다.농심 라면값 인상의 후폭풍으로 면(麵)제품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매장 소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면사랑사의 좋은상품 면사랑 국수제품(900g~2.5㎏.10개 제품)을 종전 가격보다 30%가량 올려 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 삼양식품으로부터 삼양라면(5개 들이) 가격을 2580원에서 2980원으로 15.5% 인상해 달라고 요청받아,10일 전후로 해 낱개 상품과 함께 올려 팔기로 했다.이마트는 일반 제품에 이어 밀가루.콩 등과 연관 있는 PB 상품의 가격 인상을 조만간 단행할 계획이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일반 제품이나 PB 제품이나 같은 원재료를 쓰는 만큼 납품업체들의 가격인상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를 테면 농심 라면은 일반 브랜드로 팔지만 PB 제품은 삼양식품,오뚜기,한국야쿠르트 등에서 납품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