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개막돼 16일까지 이어지는 제네바 모터쇼에 중국과 인도 자동차 업체들이 독자 모델을 출시,유럽 저가차 시장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2500달러짜리 초저가차 '나노(Nano)'로 유명한 인도 타타자동차는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에 나섰다.
타타는 인도 이외 지역에서 처음 공개한 나노 외에 소형차인 인디카 신형,픽업트럭 제논,SUV 사파리 등 다양한 차종을 함께 전시해 많은 모터쇼 참가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타타자동차는 특히 이번 모터쇼 기간 중 미국 포드 계열 럭셔리 브랜드인 재규어.랜드로버 인수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져 각국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라탄 타타 인도 타나그룹 회장은 언론발표회에서 "당장 나노를 유럽에 내놓을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품질 고급화를 거쳐 시장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타타자동차로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들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고급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중국 진베이 자동차는 브릴리언스 브랜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모터쇼에 참가했다.출품 모델은 중소형차인 BC3와 BS4,BS6 등 3종.BMW와 기술제휴 중인 이 회사는 지난해 유럽에서 실시된 안전성 테스트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아 한때 수출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이번에 안전성을 강화한 모델을 전시,이미지 제고를 꾀하는 분위기다.
진베이는 올 여름께 유럽 준중형차 시장을 다시 두드릴 예정이어서 현대.기아차의 소형 모델과 부분적인 경쟁을 벌일 수도 있을 것으로 모터쇼 참가자들은 내다봤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BYD자동차 역시 소형차 F3 세단 및 해치백 모델과 미니카 F1,중형차 F6 등을 선보였다.특히 F3DM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눈길을 끌었다.지난해 러시아에만 2500여대를 수출한 BYD는 올해 서유럽 지역으로 판매시장을 넓히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상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인도나 중국차가 디자인과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경쟁상대가 아니지만 가격경쟁력이 큰 데다 글로벌 톱 메이커와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볼 때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네바(스위스)=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