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화서역(국철 1호선) 인근 '동문 굿모닝힐' 모델하우스에는 '웃돈을 보장해 드립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동문건설은 지난해 12월 청약을 받은 이 아파트가 절반가량 미분양되자 최근 프리미엄 보장 인센티브를 선보였다.

입주 후 웃돈이 3000만~4000만원가량 붙지 않으면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파격적인 마케팅이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5일 "수원 지역에 동문 굿모닝힐 말고도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빨리 분양을 끝내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분양시장에 '불황타개 마케팅'이 뜨고 있다.

주택시장이 침체를 이어가자 건설사들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주로 사용했던 미분양 해소 마케팅 아이디어를 최근 다시 꺼내들고 있다.


동문건설은 입주 후 3개월 이내에 분양가 대비 109~110㎡형(33평형)은 3000만원,143㎡형(43평형)은 4000만원이 오르지 않을 경우 계약자가 원하면 납부한 원금을 돌려줄 예정이다.109~110㎡형 분양가는 4억5650만원,143㎡형 분양가는 6억3880만원이다.동문 굿모닝힐은 지난해 12월 293가구를 분양했으나 현재 전체 분양물량 대비 계약률은 60% 정도다.

신동아건설도 2006년 4월부터 분양한 경북 경산시 옥곡동 '성암산 파밀리에' 미분양 물량에 대해 웃돈을 보장,분양 중이다.이 회사는 분양가 3억9700만원짜리 저층 아파트를 분양받은 전원에게 올 12월 입주 때까지 웃돈이 3000만원에 미치지 않을 경우 미달된 액수만큼 보상해줄 계획이다.

통상 입주 때까지인 잔금 납부를 입주 후 1~2년까지 미뤄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월드건설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월드메르디앙 웨스턴카운티' 미분양 물량에 대해 3층 이하 저층은 잔금납부를 입주 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월드메르디앙 웨스턴카운티 인근에서 '쌍용 예가'를 분양 중인 쌍용건설도 미분양된 일부 가구에 대해 입주 후 1년간 잔금을 유예해줄 계획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발코니 트기 및 새시 공사를 무료로 해주고 있다.수요자들로서는 1000만~2000만원의 공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신창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망포동에서 '신창 비바패밀리'를 4일부터 분양하면서 계약자들에게 발코니 트기 비용과 2중 새시 설치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아예 순위 내 청약을 포기하고 정식 청약기간 이후 마케팅에 주력하는 속칭 '깜깜이 청약'도 늘어나고 있다.동양메이저건설은 지난달 19일 부천시 송내동 '부천엔파트'를 분양하면서 모델하우스를 순위 내 청약 후인 같은달 29일 열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건설사의 마케팅만 보고 청약을 결정하기보다는 아파트 입지와 교통여건 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웃돈 보장은 건설사와 입주자 간 웃돈 산정방식이 달라 분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