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신임 금융위원장은 "축구 경기에서 심판이 카드를 자주 꺼내면 경기가 재미 없어진다"며 "처벌 위주의 규제에서 벗어나 금융업체들이 열심히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서포트 역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5일 임명 통보를 받은 직후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금산분리를 완화하겠다"며 "우리금융을 제값 받고 팔기 위해서라도 금산분리를 서둘러 완화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동안 피감기관(우리금융)에서 3년 동안 감독을 받아 본 경험을 살려 시장 참여자들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감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금융감독기관도 처벌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겠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금융사 노조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수 있어야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며 "금융사 경영진으로 활동할 때 노조의 극심한 투쟁으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리더십 부족에 대해선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관료를 장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합리성과 논리성을 바탕으로 관리들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특히 "관료들과 다양한 교감을 나누며 다양한 실무를 맡은 경험이 있는 데다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는 만큼 현안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금융의 글로벌화를 위해 영어가 중요하다"며 "도쿄도 금융허브를 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은 영어를 잘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자택 거실에 걸려 있는 '화이부동 유능제강(和而不同 柔能制剛)'이라는 한자 성어의 액자를 가리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지만 서로 같을 수 없다는 점에서 '화이부동'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진모/정재형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