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오른쪽)이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극적인 승리를 거둬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가운데 힐러리-오바마 '러닝 메이트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특히 힐러리 의원이 5일 TV 인터뷰에서 오바마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관심을 끌었다.

힐러리 상원의원은 이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오바마가 대통령-부통령 후보로 나란히 투표 용지에 이름이 올라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누구 이름이 상단(대통령 후보)에 오를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나는 오하이오 유권자들이 그것이 나여야 한다고 분명히 답해 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힐러리 의원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단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될지 정해져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11월(대통령 선거)에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힐러리의 발언은 자신이 경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오바마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힐러리 입장에선 흑인에다 젊은 층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오바마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할 경우 11월 본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날 "'공동 티켓'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경선 승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경선 시작 전부터 힐러리-오바마 간 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든 여성과 흑인으로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모두 최초라는 점에서 '환상의 커플'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그러나 아직까지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특히 오바마 측에선 힐러리와 손잡을 경우 '변화'를 강조하던 기존 이미지가 퇴색할 가능성이 있어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