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펀드 투자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베트남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호찌민 증시에 투자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급전직하로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 펀드는 해외 국가별 펀드 중 최근 1년간 손실이 가장 크다.수익률이 꼴찌라는 얘기다.높은 인플레율과 개인들의 매도 공세 탓에 베트남 증시의 본격적인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수익률 만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급 악화로 베트남 증시 추락 중

6일 베트남 호찌민 증시의 VN지수는 4.75% 반등해 611.17로 마감했지만 지난 5일까지 VN지수는 최근 7거래일 동안 18.4% 떨어졌다.올 들어 37.1%나 급락했다.올해 홍콩H지수(-20.3%) 인도 센섹스지수(-18.5%) 상하이종합지수(-18.4%) 러시아 RTS지수(-10.8%) 등 주요 이머징 시장 중 낙폭이 가장 크다.

이로써 지난해 3월12일 역사적 고점인 1170.67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던 VN지수는 1년이 채 안 돼 반토막이 났다.

베트남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는 먼저 고물가에 따른 정부의 긴축정책이 꼽힌다.베트남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2.6%(전년 동기 대비)에 이어 올해 1월 14.1%,2월 15.7% 등으로 치솟고 있다.

박승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를 잡기 위해 베트남 중앙은행이 유동성 흡수에 나서면서 시중자금이 바닥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증시가 과열되자 당국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용도 대출 금지 조치,대출 회수 조치 등을 취하면서 개인들이 최근 1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순매도에 나선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두 자릿수의 물가상승률은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호찌민 증시의 본격 반등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호찌민 증시의 시가총액은 5일 기준으로 163억달러(약 15조4850억원)에 불과하다.스리랑카(76억달러)에 이어 아시아 증시 중 두번째로 작은 규모여서 수급 상황에 따라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베트남펀드 손실 눈덩이

현재 베트남 펀드는 국내 5개 운용사가 9개를 운용하고 있다.설정액은 총 8919억원에 달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5일 현재 최근 3개월 기준으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혼합1'(-31.38%) '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1'(-29.10%) 'KB베트남포커스혼합A'(-27.93%) 등이 30% 안팎의 손실을 냈다.1년 기준으로 베트남펀드의 평균수익률은 -26.89%로 개별 국가 펀드 중 최하위다.

베트남 펀드는 모두 장기 투자 상품들이다.'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호와 2호,'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1호와 2호,'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혼합1'은 5년간 환매가 금지돼 있다.'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1'은 4년간 환매가 되지 않는다.한국운용과 KB운용의 적립식 상품은 가입 1년 이내에 환매할 경우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베트남의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최근 3년간 연 8%대를 유지하고 있고 펀드가 투자하는 주요 기업의 순익증가율도 지난해 120%에 달했다"며 "고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유망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