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대기업들이 위기 탈출의 방안으로 '고등학생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미국의 주요 기계공학 및 정보기술(IT) 분야 기업들이 미래의 '맞춤형 인재' 양성과 자사 홍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고등학교 공학 교육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록히드마틴은 2년 전부터 자사 항공기 제작 연구개발센터 '스컹크웍스(Skunk works)'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팜데일 인근 고등학교에 공학 수업 개설 비용을 대고,직원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수업도 진행한다. 인텔의 경우 초등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공학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청 소속 학교들을 대상으로 재정을 지원한다.

현재 기업들의 공학 교육 지원은 비영리단체인 '프로젝트 리드 더 웨이(Project Lead the Way)'를 통해 가장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이 단체는 각 기업과 주(州)정부로부터 받은 1500만달러 규모의 기금으로 2000여개 고등학교의 공학 교육과정 개발과 시행을 돕고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고등학교 지원에 나선 이유는 미국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학 신입생 27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공학 분야를 전공하겠다는 응답자는 단 7.5%에 그쳐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았다.짐 노츠 록히드마틴 이사는 "앞으로 10년 안에 사내 이공계 인력 중 절반이 은퇴하게 되는 데다 이공계 신규 인력마저 부족해 당장 인재 확보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