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올 때는 항상 설레고 행복하다.지난해 메모리얼토너먼트 우승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시즌 초 이미 1승을 올렸기 때문에 이번엔 더 설렌다."

13일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가 7일 귀국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출발해 이날 오전 6시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온 최경주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드림골프레인지에서 나이키골프가 마련한 클리닉에 참가하는 등 입국 첫날부터 강행군을 했다.

―3개월여 만의 귀국인데.

"미국PGA 투어생활 9년 동안 매년 한두 번 한국에 오지만 올 때마다 설레고 행복하고 정을 느낀다.미국투어 생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기회가 된다.팬들이 '달라졌다''향상됐다'는 말을 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유러피언투어 제주대회 준비는.

"한국에서 유러피언투어 대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한국골프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고,골프 관련 산업발전과 국내 선수들의 세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지금 샷 감각이 좋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제주의 강한 바람에 대비한 샷도 많이 연구했다.미국 골프계에 '텍산 윈드'(Texan wind)라는 말이 있다.텍사스주에 그만큼 바람이 많이 분다는 뜻이다.집이 그 곳에 있으므로 바람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

―다음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다.그 첫번째 무대는 마스터스토너먼트다.클럽 볼 쇼트게임 드라이버샷 등을 마스터스에 맞춰 가다듬어 놓았다.타이거 우즈가 우승하지 못한다면 내가 그린 재킷을 걸칠 수도 있지 않겠는가.미국에 진출하면서 세운 목표(세계랭킹 50위 내 진입,아시아선수로 최다승,세계 '톱10' 유지)를 차례로 이룬 만큼 과한 욕심은 아니라고 본다."

―올해 타이거 우즈가 그랜드 슬램을 이룰 가능성은.

"가능성이 있다.세계에서 볼을 가장 잘 다루는 그에게는 큰 문제가 안 된다.우즈라면 바이런 넬슨이 갖고 있는 투어 최다연승(11승) 기록도 깰수 있을 것이다."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8강전에서 우즈에게 아깝게 졌다.

"내가 우즈를 이겼으면 여러가지 곤란한 일이 생겼을 거다.우즈의 연승 행진 등 각종 엄청난 기록이 깨질 판이었는데 누가 좋아했겠나."(웃음)

―일부러 져준 것인가.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퍼팅이 알아서 안 들어가더라."(웃음)

―아마추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잘못은.

"5명의 아마추어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었다.그들은 '일관된 샷을 하지 못한다''슬라이스가 많이나고 탄도가 높다''구력ㆍ핸디캡에 비해 드라이버샷 거리가 짧다''아이언샷 구질을 페이드로 바꾸고 싶다'는 호소가 많다.이들 5명을 포함,아마추어들이 범하는 오류 중 90%는 잘못된 그립과 스윙 타이밍에서 비롯된다.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립을 바로잡으면 파워풀한 샷을 할 수 있고,원하는 구질을 낼 수 있다.내가 보장한다.특히 슬라이스 때문에 고생하는 골퍼들은 오른손 엄지와 인지를 당구 큐대를 만들 듯 그립한 뒤 임팩트존에서 릴리스를 해주면 볼이 똑바로,멀리 갈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