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와 호재들이 혼재하는 상황에선 어디에 초점을 맞추냐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우려되지만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중국의 긴축이 걱정되지만 증권거래세 인하라는 낭보도 전해져오고 있다.

시장을 나쁘게볼 요인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요인들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어 무조건 시장을 외면하다간 기회비용이 커질 수 있다.

7일 미래에셋증권 윤자경 연구원은 "부정적인 요인들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고 대기성 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면서 "지수 흐름이 향후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도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반영되지 않은 돌발 악재가 새롭게 등장하지 않는 이상 시장이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뚜렷한 관망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단기 대기자금 성격의 MMF 잔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멘텀이 부각될 경우엔 수급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ISM서비스업 지수가 예상외로 선전하는 등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는 부분들이 존재하고 코스피 역시 기술적 반등 흐름의 패턴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지수의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과 기계와 같은 기존 주도주뿐 아니라 소비 관련주로도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

삼성증권 안태강 연구원은 시장이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유가 100달러, 미국의 경기 둔화가 시각을 바꾸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인플레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지금의 인플레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초과 수요에 따른 인플레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해석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면 인플레를 야기시킨다는 고정관념이 존재하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인플레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원자재 가격 상승 속도가 과거 오일쇼크에 비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 대상으로 꼽았다.

안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둔화가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정도의 차이일 것"이라면서 "2007년까지는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감내할만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는 디커플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침체 수준에 따라 디커플링과 리커플링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고 판단.

안 연구원은 "결국 같은 사안을 놓고도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악재와 호재들 사이에서 주식시장이 당분간은 일정한 박스권 내에서 등락 과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뉴욕 증시는 일부 모기지 업체들의 파산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급락을 면치 못했다.

최근 들어 동조화 경향이 커졌다는 점에서 주말을 앞둔 이날 국내 증시 움직임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은 "단기 등락에 연연하기 보다는 중장기 측면에서 기대수익이 높은 업종이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데 주력해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실적 전망과 기관의 수요 우위가 돋보이는 IT하드웨어와 조선 등을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