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으로 임원 인사를 미루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근 일부 보직인사를 실시,정보통신총괄 상품기획팀장에 KT 출신 홍원표 부사장(48)을 임명했다.상품기획팀장은 삼성의 휴대폰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삼성이 통신서비스 전문가인 홍 부사장에게 상품기획팀장을 맡긴 것은 인사 시기나 보직 배치면에서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미시간대 전기공학 박사인 홍 부사장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1994년부터 2007년까지 KT에 몸담으며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을 총괄하는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전무)을 지낸 뒤 지난해 1월 삼성전자 고문(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 부사장은 KT에 있을 때 와이브로 사업권을 따내고,세계 첫 상용서비스 시작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삼성전자에 온 뒤에도 와이브로 장비의 해외 수출을 담당했다.

홍 부사장의 인사와 관련,업계에선 삼성이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밀고 있는 와이브로 사업 전략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하고 있다.와이브로 전문가를 휴대폰 분야로 이동시켰다는 점에서는 비중이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홍 부사장은 "상품기획팀으로 옮겨 할 일 중 하나는 와이브로 단말기 전략을 짜는 것"이라며 "미국 일본 등에 대한 장비 수출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만큼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와이브로 단말기를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일 △비즈니스 △인포테인먼트 △멀티미디어 △커넥티드 △베이직 커뮤니케이션 등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휴대폰 전략을 펴겠다고 밝혔다.

홍 부사장은 "최지성 사장이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밝힌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휴대폰(Mobile for Every Lifestyle)'에 맞춰 상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시장을 세분화하고 더욱 편리한 사용자 환경(UI)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