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고배당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상장사들이 올해 지급할 배당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인은 지분율이 줄었는데도 배당금은 오히려 늘어 올해 상장사들로부터 모두 5조원 이상을 받아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고배당은 주요 기업들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잠식한다는 점에서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실제 국민은행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은 고배당 압박에 해외 경쟁 업체들보다 순이익에서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비율(배당성향)이 더 높은 실정이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2월 말까지 배당을 결의한 374개사(전체 시가총액의 93%에 해당)의 배당총액은 13조31억원으로,2006 회계연도 전체 상장사 배당총액 11조6922억원을 12.2% 웃돌았다.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것이다.이 같은 추세라면 604개 상장사 전체의 올 배당금은 14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은 총 5조4122억원으로 이미 전년의 5조3600억원을 상회했다.지난해 외국인이 24조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해 지분율이 낮아졌는데도 배당금은 오히려 사상 최대치로 늘었다.

이처럼 배당금이 급증하면서 국내 증시의 배당성향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대우증권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포함된 기업을 대상으로 국가별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지난해 20.2%로 전년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이는 2003년(21.2%)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들이 고배당 때문에 투자 기회를 놓치면 향후 기업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