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가격 급등, 애그플레이션, 식량의 무기화, 브라질 주가급등..."

최근 신문, 방송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이런 단어들은 모두 세계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과 연관돼 있다.

신흥시장의 수요 증대, 지구온난화에 따른 작황 부진, 비료가격 및 물류비 상승, 바이오에탄올 등 대체연료 수요 확대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장기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농산물 관련 펀드 투자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주(2월29일~3월6일) 원자재와 곡물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동안 이머징 640억원, 브릭스 590억원, 동유럽 200억원 등의 설정액 증가를 기록했다. 성과에서도 원유 및 곡물의 주요 생산국인 중동아프리카, 중남미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하나대투증권 손명철 펀드애널리스트는 "농산물 펀드는 스타일별로 장점과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적절한 펀드 선택이 필요하다"면서 "농산물 관련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해도 분산투자차원에서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농산물 펀드, 주식형 펀드랑 다르지 않다?

농산물 펀드는 크게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농산물 선물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펀드 등 두가지로 나뉜다는 것. 실제 농산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농산물 펀드를 살펴보면 국내에는 현재 도이치운용의 도이치DWS 프리미어 에그리비즈니스펀드, 마이에셋의 코어애그리펀드 등이 설정되어 있다.

명칭은 농산물 펀드로 불리워지지만 실제 운용은 일반주식형 펀드와 동일하게 운용된다는 것.

투자지역은 미국이 가장 높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투자되어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펀드와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비내구 소비재 및 기초산업에 75% 가량 투자되고 있으며 식품, 곡물 종자, 조미료, 비료 생산회사에 가장 큰 투자 비중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 애널리스트는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에는 글로벌 주가지수 대비 Outperform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에 영향을 받는 한편, 농산물 가격 상승과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농산물 펀드도 골라 먹어야 제맛!

하나대투증권은 농산물 펀드를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농산물 선물지수 투자펀드, 농산물 선물 만기분산 펀드,농산물 선물 ELF 펀드 등 4가지로 나누고 펀드에 따른 장점과 리스크를 설명했다.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농산물 수급 상황을 감안할 경우 농산물 관련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일반 글로벌 펀드 대비 초과수익 시현 가능성이 있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반 주식형 펀드 대비 분산투자가 효과는 적다는 리스크가 있다.

농산물 선물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는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을 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선물 만기에 만기물을 청산하고 근월물을 매수하는 Roll-over 과정에서 Rolling-Loss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 농산물의 현물 가격이 상승한 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만기를 분산시킨 농산물 인덱스 펀드를 추종하는 펀드는 선물 만기를 다양하게 분산하기 때문에Rolling-Loss 가능성을 최소화 하고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만기를 분산하기 위하여 투자하는 원월물 선물의 경우, 거래가 거의 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금이 집중되거나 환매가 집중될 경우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농산물 선물에 투자하는 ELF펀드는 농산물 가격은 만기시 원금보존이 가능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손실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동시에 농산물 선물 가격 상승시 상승분에 대한 수익을 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집형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에 따라 설정 당시 기초 선물가격이나 만기일의 선물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펀드 자체가 자신의 수익률을 하락시키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손 애널리스트는 "어떤 펀드이든지 장점이 있는 반면 리스크도 존재한다"면서 "농산물 관련 펀드도 마찬가지로 스타일 별로 장점과 리스크가 존재하며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료:하나대투증권>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