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10일 한국전력은 2만9400원에 장을 마치면서 8거래일째 하락세를 보였다. 장중에는 2만9250원까지 떨어져 6일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한전에 대해 기관들은 최근들어 대대적인 매도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6일에는 기관이 120만주 이상을 매도물량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날도 외국인과 프로그램 저가 매수세가 있긴 했지만, 매수세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약세로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한전의 하락세는 '유가 등 연료비 상승'과 '새정부의 정책기조' 등이 맞물렸기 때문.

심지어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한전이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 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까지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10일 한국전력공사에 대해 연료비 상승세에도 요금인상 계획이 없다면서 '보유' 의견과 목표주가 3만5000원을 신규 제시했다.

본사 기준으로 한전의 2008년도에 예상 매출액은 30조611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돼 834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2.7%로 매출이 발생할수록 손해라는 결론이다.

한국전력의 매출액 대비 연료비 비중은 2000년 24.67%에서 2007년 37.85%까지 급증했다. 올해 연료비 상승률 또한 전년대비 16%p 오르는 수준이라는 추정이다.

송재경 애널리스트는 "현 전력요금 산정 구조는 비용증가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연료비 증가 구조 하에서는 한전 본사의 이익이 감소하는 반면, 발전 자회사의 이익은 증가하는 구조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간 통합 설비투자 8조원의 50%인 4조원을 투자하는 한전 본사의 현금흐름이 악화되는데도, 발전자회사의 잉여현금을 가져오는 의사결정이 이전 통합 한국전력 시절보다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물가안정을 기조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전기값 인상이 현실화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기요금 인상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영업적자 전망까지 보태지면서 한전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의 한전 투자의견은 여전히 '매수'가 대부분이다. 올해 매출액도 30조대 초반에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사마다 영업이익의 전망은 크게 다르다. 적게는 3170억원(한국투자증권)에서 최대 3조2251억원(미래에셋 증권)에 달해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 NH투자증권과 SK증권이 내놓은 전망치는 각각 1조7989억원, 1조2759억원이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시장 컨센서스는 1조251억원이다.

목표주가의 경우 최저 4만4000원에서 최고 6만7000원으로 퍼져 있는 가운데 컨센선스는 5만518원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