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직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엊그제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인사 때문이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 뒤엔 으레 뒷말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이번 경우는 유독 심한 것 같다.

인사 전에는 "김용철 변호사가 (인사 담당인) 법무부 검찰국장이 된 것 같다"는 얘기가 나돌더니 막상 뚜껑이 열리자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나온 경북고 출신이 요직을 독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과 악연을 맺었던 검사장은 좌천당했다며 '보복성 인사'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면서 변수가 많았다는 반증이다.

검찰은 겉보기와 달리 지연.학연을 따지고 인맥이 적잖이 작용하는 곳이다.

정치 바람도 탄다.

거기에다 검사들이 인사에 목매는 정도가 상상을 불허한다.

검찰에 대한 인식 등 주변 환경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인사가 유일한 숨통이 돼 버린 탓이다.

검찰도 변화의 필요성을 자인하고 있다.

하지만 속도가 느리다.

소위 잘나간다는 검사들이 기업체 등 외부의 제의에 주저없이 옷을 벗는 이유다.

검찰 스스로 독립해서 똑바로 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외풍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번 인사가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