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패션업체 예신퍼슨스가 중국 상하이의 패션 1번가인 화이하이루 거리에 2400㎡짜리 대형 멀티숍 '와이바이코데즈컴바인'을 지난 8일 문 열었다.

현재 30여개 국내 브랜드가 상하이 백화점에 진출해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멀티숍 형태의 가두매장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이는 아디다스,캘빈클라인 등 수입브랜드 매장들이 즐비한 화이하이루에서도 최대 규모인 데다 글로벌 브랜드인 H&M,자라 등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예신퍼슨스는 내년 하반기 베이징,2010년 홍콩과 마카오 진출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자라.H&M과 맞짱

와이바이코데즈컴바인은 코데즈컴바인,베이직플러스,허스트,마루,노튼 등 9개 브랜드가 들어간 토털매장으로 1층 여성복,2층 남성복.이너웨어,3층 아동복.캐주얼 매장으로 구성됐다.

이는 바로 옆에 오는 5월 2000㎡ 규모로 들어설 자라나 맞은편에 위치한 H&M과 비슷한 형태여서 매장 환경.제품면에선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하지만 제품 가격이 H&M보다 두 배 정도 높고,자라보다도 20%가량 비싸 일각에서는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상돈 예신퍼슨스 대표는 "브랜드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글로벌 브랜드가 몰려 있어 자연스럽게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예신퍼슨스는 한류스타 전진,신혜성을 모델로 내세워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개점 첫날 전진,신혜성의 팬사인회에 수백명의 팬들이 몰렸고,이들의 사진이 들어간 쇼핑백 2000장이 불과 두 시간만에 동나는 등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왜 가두매장인가


예신퍼슨스가 상하이의 백화점,쇼핑센터가 아닌 화이하이루에 가두매장을 낸 것은 하나의 실험으로 평가된다.

자라,H&M,유니클로 등 대형 브랜드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들은 백화점(태평양,이세탄,팍슨)과 대형 쇼핑센터(플라자66,타임스퀘어,시틱스퀘어)에 몰려 있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상하이는 아직 가두매장이 발달해 있지 않을 뿐더러 매장 임대료가 서울시내 못지않게 비싸 예신퍼슨스의 월 임대료는 2억원에 달한다.

앞서 이랜드와 제일모직 후부가 인근에 가두매장을 열었다가 철수했던 선례도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상하이가 패션의 격전지로 각광받지만 실질적인 소비 수준은 한국의 20~30%에 불과하고 백화점.쇼핑몰 입점은 이익을 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자라나 H&M처럼 대형 멀티매장을 통해 예신의 브랜드를 한 장소에서 선보이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