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월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외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10일 웹사이트를 통해 2월 무역수지 흑자가 전년 동기보다 64% 감소한 85억6000만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220억∼240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 무역흑자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10월(270억5000만달러) 이후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무역흑자가 급감한 것은 춘절(설날)에 내린 폭설로 일부 공장이 가동을 멈춘 데다 미국의 경기 위축 및 위안화 가치 상승 등으로 수출이 크게 둔화된 상태에서 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가격이 급등,수입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게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에 그쳐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15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수입은 35.1% 늘어나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1월만 해도 중국의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각각 26.6%,27.6%로 큰 차이가 없었다.

맥쿼리은행의 폴 케이비 이코노미스트는 "무역마찰의 빌미가 돼온 무역흑자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만족할 것"이라면서도 "수입이 증가한 주요인이 내수 진작이 아니라는 점이 다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2월 무역흑자 급감은 춘절 연휴(2월6~12일)가 끼면서 생산활동 기간이 짧았던 데다 폭설 피해 등 돌발 변수의 영향도 크게 받은 결과인 만큼 2월 무역통계만으로 중국 정부의 향후 정책 기조를 전망하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신증권의 주젠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폭설 피해 지역의 기업활동이 회복됨에 따라 무역흑자 규모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15% 이상의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