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요미우리)이 대타로 나서 홈런포를 쏘아올린 한국 야구대표팀이 유럽 대표 스페인을 누르고 베이징올림픽을 향한 8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은 10일 대만 윈린현 도우리우구장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4차전에서 고영민(두산)이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하고 이승엽은 대타로 나서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장단 16안타를 몰아쳐 14-5로 스페인을 대파했다.

파죽의 4연승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선 한국은 앞으로 남은 독일, 캐나다, 대만과의 3연전에서 2승을 추가하면 본선 출전을 확정짓고 1승만 올려도 티켓 획득이 유력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출전을 가시화시켰다.

전날 야간 경기에서 멕시코를 격파했던 한국은 이날 약체 스페인을 상대로 주포인 이승엽과 박진만, 진갑용(이상 삼성), 이진영(SK) 등 주전들을 빼고 김주찬(롯데),손시헌(상무),조인성(LG), 이종욱(두산)을 대신 기용했다.

이승엽 등에게 휴식을 주려는 김경문 감독의 배려.
선발 김선우(두산)가 마운드를 지키는 가운데 한국은 1회초 2사 뒤 몸 맞은 공으로 출루한 고영민이 포수 패스트볼로 2루까지 간 뒤 이대호(롯데)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3회 고영민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탠 한국은 4회초 상대 실책속에 3안타와 볼넷 2개, 희생플라이를 묶어 대거 5점을 뽑아 7-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한국은 5회초에도 손시헌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탰으나 5회말 선발 김선우가 갑자기 흔들리며 추격을 허용했다.

김선우는 4회까지 2안타로 깔끔하게 막았지만 점수 차가 벌어지자 긴장이 풀린 듯 5회에만 5안타와 볼넷 1개로 4실점했다.

8-4로 쫓긴 한국은 6회초 볼넷을 나간 이종욱이 2루를 훔친 뒤 고영민이 좌전안타를 날려 1점을 보탰고 김주찬(롯데)이 좌중간 2루타를 쳐 10-4로 달아났다.

스페인은 6회말 두번째 투수 우규민(LG)으로부터 3안타를 뽑아 1점을 만회했지만 한국은 7회초 다시 고영민이 적시타를 터뜨려 11-4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8회에는 이승엽이 대타로 나서 8일 호주전 3점포에 이어 이번 대회 두번째 홈런포를 가동했다.

경기 초반 1루 코치로 나섰던 이승엽은 8회 1사 1루에서 정성훈(우리) 대신 타석에 나서 스페인의 다번째 투수 호르헤 발보아로부터 직선타구로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2점 홈런을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 시범경기를 대신해 이번 대회에서 타격감을 조율 중인 이승엽은 이날까지 12타수7안타(타율 0.583), 9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한국은 11일 경기 없이 하루 쉰 뒤 12일 낮 1시30분 타이중 인터컨티넨털 구장에서 독일과 5차전을 치른다.

한편 이날 캐나다가 3연승을 달리던 홈팀 대만을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로 제압하고 나란히 3승1패씩을 마크하며 한국에 이어 공동 2위를 형성했다.

3연패로 사실상 티켓 획득이 어려워진 멕시코는 호주를 7-4로 격파하고 고춧가루를 팍팍 뿌렸다.

호주는 2승2패로 벼랑에 몰렸다.

(도우리우<대만>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