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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삼성특검의 1차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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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화 < 전남대 교수·경제학 >

    지난 9일로 삼성 특검의 1차 조사기간이 끝나고 추가로 수사기간이 30일 연장됐다.

    그동안 삼성 특검팀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택과 본관 집무실을 비롯해 10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특검으로 인한 비용과 국민적 관심에 비해 그 성과는 상당수 차명의심계좌가 밝혀진 것을 제외하면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사실 특검이 출발할 때부터 큰 기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검이라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고,그것도 정치적 이해타산의 결과 급하게 도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부고발자라 할 수 있는 김용철 변호사의 태도는 고발의 진정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공의를 위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하면 삼성에 몸담았을 때가 옳았다.

    물론 동기가 순수하지 못하다고 그것이 본질일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시된 증거는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이용됐다는 오래 전의 계약서 등 몇 가지뿐이다.

    증거의 제시도 자신이 유리한 때를 골라 언론에 조금씩 흘리고 있다.

    언론 플레이를 통해 검찰의 수사를 압박하는 것은 개인적 감정 때문에 검찰수사력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그럼에도 삼성 특검을 통해 우리사회가 이익을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삼성 특검에 대한 손익계산을 해보면 그렇지 않다.

    삼성 특검을 통해 앞으로 사법부나 행정부에서 흔히 '떡값'으로 불리는 불법 자금의 수수가 크게 줄어들고,기업의 경영이 투명해질 수 있다면 그만큼 우리사회는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기업 활동을 옥죄는 규제가 존재하는 한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다.

    기업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책을 바꾸기 위해 더욱 은밀한 로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불법자금의 수수관행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검찰수사보다 기업의 인센티브를 변화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다.

    기업의 범죄행위는 대부분 경제적 이익을 위한 동기에서 출발한다.

    수많은 법적 규제에 직면하고 있는 기업들이 불리한 법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로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합법적인 로비의 길이 막혀 있다.

    따라서 합법적인 로비의 길을 열어놓거나 기업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비해 삼성특검으로 인한 손실은 적지 않다.

    작년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5조원이 넘는다.

    이러한 브랜드 가치의 하락뿐 아니라 투자 지연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은 삼성의 피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삼성의 부가가치가 국민소득의 18% 가까이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의 피해도 적지않을 것이다.

    삼성특검의 가장 큰 수혜자가 일본의 경쟁기업이라고 할 정도다.

    그래서 기업범죄 수사는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신속하고 치밀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주요 간부들이 의혹의 대상이 된 검찰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

    특검도 제기된 의혹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거나 성과가 크지 않으면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검찰의 수사결과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법집행에 따른 사법비용은 증가할 것이다.

    결국 삼성 특검은 효율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한 이익도 그리 크지 않다.

    이에 비해 손실은 적지 않을 뿐 아니라 구체적이다.

    사실 기업 관련 범죄는 증거를 얻기가 지극히 어렵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범죄는 상당한 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증거를 수집한 다음 수사해야 한다.

    단순한 의혹이나 여론에 밀려 수사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낭비를 초래할 뿐 아니라 법질서의 확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삼성 관련 수사가 향후 기업수사에서 타산지석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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